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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얼어붙는 영구채시장…CJ CGV 이어 롯데손보 수요예측 ‘참패’
400억 모집에 ‘0원’
주관사가 전액 인수
금리·신용위험 커져
장기 투자 수요 급감

롯데손해보험 CI. [롯데손해보험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이호 기자] 신종자본증권(영구채)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CJ CGV에 이어 ‘BBB’급인 롯데손해보험이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30년 만기에 5년 콜옵션을 기준으로 400억원 모집에 아무런 자금을 받지 못했다. BBB+ 신용 등급인 롯데손해보험은 절대금리로 6.2~6.8%의 금리밴드를 제시했으나 모집물량을 다 채우지 못했다. 메리츠증권을 단독 주관사로 내세운 롯데손해보험은 이달 17일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일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진행한 CJ CGV는 30년물에 2년 콜옵션을 기준으로 1600억원 모집에 293억원의 자금을 받아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발행사의 파산과 회생, 청산 시 다른 채권에 비해 변제 순위가 낮고, 부실 금융기관 지정 또는 경영 개선 조치가 내려질 경우 이자 지급이 정지되기 때문에 다른 채권보다 신용 등급이 한 단계가량 낮다. 이에 고금리가 제시되지만 투자기관들이 부담이 크기에 많은 자금이 몰리지 않는다. 실제로 최근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금융지주사들은 증액을 염두에 둔 규모에서 간신히 모집물량을 받아내왔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영구채시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고금리에도 BBB급이라는 부담과 코로나19에 따른 업황 저하, 롯데손해보험의 자산손상차손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떨쳐내지 못하고 저조한 결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더불어 롯데손해보험이 흥행에 실패한 또 다른 이유로는 대규모 자산손상차손과 높아진 자본관리 부담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기와 호텔 등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은 자산의 비중이 커 지난해 롯데손해보험은 투자자산 손상차손을 1429억원으로 인식해 이자이익이 저조했다. 또 지난해 감사보고서 기준 당기순손실은 242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적자가 지속됐다.

롯데손해보험의 이번 신종자본증권의 주된 발행 목적은 새로운 회계(IFRS17) 및 건전성제도(K-ICS) 도입 예정에 따른 자본변동성 대응과 함께 제도 도입 이후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선제적 자본 확충이다. 즉,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건전성 비율 제고와 함께 자본 확대 및 구조의 다변화로 금융환경 변화 등 각종 리스크 요인에 대비하고, 자본 확대를 활용한 영업경쟁력을 확보해 재도약의 기반을 공고히 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수요예측에는 실패했지만 주관사인 메리츠증권이 미매각 물량을 전액 인수한다. 이번 발행을 통해 롯데손해보험은 지급여력여력(RBC) 비율이 기존 204.82%에서 210.23%로 5.41%포인트(p)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롯데손해보험은 ALM(자산부채종합관리) 정책 및 안정적인 RBC 비율관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운용 전략에 따라 투자할 예정이며, 국내외 유가증권(주식, 채권 등) 투자, 대출 및 단기 금융상품 운용에 사용한다.

롯데손해보험의 신존자본증권 발행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6년 12월에 300억원, 같은 달 220억원을 DB금융투자를 통해 발행한 바 있다. 이후 롯데손해보험은 줄곧 후순위채권을 발행해왔다.

롯데손해보험은 1946년 대한화재해상보험로 설립돼 1971년 주식을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바 있다. 2008년 롯데그룹에 편입된 후 사명을 롯데손해보험으로 변경했고, 2019년 대주주가 JKL파트너스로 변경돼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number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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