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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가 수천만원 떨어진 게 보여”…급매물만 팔리는 ‘노도강’ [부동산360]
0.01% 오른 강북구 미아뉴타운 가보니
30% 폭등한 지난해와 분위기 달라
매도인·매수인 적정 가격 인식차 1억원 가까워
“대세 하락보단 숨고르기 장세”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전용면적 59㎡ 매매 호가가 3000~4000만원 떨어진 게 눈에 보입니다. 최근 나온 매물도 두 배 정도 많아져서 매수자로서는 ‘올수리’된 남향집을 골라서 살 수 있을 정도입니다.”(미아뉴타운 A공인 대표)

서울 외곽지역의 집값 하락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대출 규제에 보유세 부담, 그리고 집값 고점 인식까지 더해지며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지난해 가격이 30% 넘게 폭등한 노원, 도봉, 강북 등의 집값 조정세가 두드러진다.

강북구 미아뉴타운. [서영상 기자]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6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0.14% 올랐으나, 전주보다(0.16%) 상승 폭을 줄였다. 같은 기간 서울 강북구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12월 6일 기준)도 0.01%로, 오름세가 완전히 멈춘 그 전주(0.0%)와 크게 차이가 없었다. 도봉구(0.07%), 노원구(0.07%) 등 ‘노도강’과 관악구(0.01%), 금천구(0.04%), 구로구(0.12%) 등 ‘금관구’의 상승률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강북구 미아뉴타운 SK북한산시티 인근 B 공인 대표는 “북한산시티 전용면적 84㎡를 팔겠다는 사람들은 9억원 이상으로 내놓는데 사겠다는 사람들은 8억원 수준”이라며 “매도인과 매수인이 생각하는 적정 가격의 인식차가 1억원에 가깝다 보니 팔리지 않고 매물만 쌓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격에 하방 압력이 가해지는 매수자 우위 시장인 것은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노원구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이모 씨도 “보합세로 보면 맞다”며 “노원 지역은 재건축 기대감에 매수를 문의하던 전화가 많았는데 최근 들어 크게 줄었다”고 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올해 9월 500개 후반에서 머물던 강북구의 매물이 지난 12일 기준 779개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노원구도 시장에 나온 매매 물건은 2700여개에서 3763개로 크게 늘었다.

이처럼 매물이 쌓이다 보니 가격을 크게 낮춘 급매물들만 거래가 이뤄진다. 미아뉴타운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8억 7000만원에 팔린 전용면적 84㎡가 처음 9억5000만원에 나왔다가 협상을 거듭해 내려간 것”이라며 “과거에는 매도인들이 집을 내놓으며 수백만원까지 조정을 해줬다면 최근에는 수천만원 단위 조정도 가능하다는 집주인들이 있다”고 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뉴타운에 있는 SK북한산시티(3830가구) 전용면적 114㎡는 올해 9월 9억 85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지만 지난달 초 8억 99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또 노원구 상계주공 4단지 58㎡는 지난 7월 8억 1500만원에 거래됐던 것이 지난달 12일 7억 4700만원에 7000여만원 싸게 거래되기도 했다.

강북구 미아뉴타운 SK북한산시티. [서영상 기자]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격이 소폭 하락세를 보인다고 해서 장기적인 부동산 하락국면을 예측하기는 힘들다는 반응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아직 대세 하락보단 단기간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 장세로 비친다”며 “3기 신도시 사전청약과 맞물리며 영끌한(영혼까지 끌어들인) 30대들이 외곽지역 투자를 외면했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된 것도 원인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내년 입주 물량이 많은 지방 등에서는 본격적인 하락이 시작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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