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식(오른쪽 첫번째)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이 지난달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코린시아 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IR)에서 홍남기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투자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윤태식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가 “기후 변화 대응과 관련, 국가별로 차별적인 여건을 고려해 조세뿐 아니라 배출권 거래제(ETS) 등 다른 가격 수단과 보조금·규제 등 비가격 수단의 영향 및 장단점을 균형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차관보는 20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차관·중앙은행 부총재 화상 회의에서 이같이 기후변화 대응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탄소 배출에 가격을 매기는 탄소세 외에 다른 수단도 균형있게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들이 배출권 거래제 등을 통해 이미 탄소 저감 비용을 일정 부분 부담하고 있는 만큼, 이중 부담이 돌아가지 않도록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윤 차관보는 "디지털세를 부과할 때 기업간거래(B2B) 중간재 업종에 대해서는 세금의 당초 취지와 중간재 업종의 특수성을 감안한 합리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OECD·G20 포괄적 이행체계(IF)는 매출 발생국에 대한 과세권 배분(필라1)과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필라2)을 골자로 한 디지털세 합의안을 발표했다.

다만 반도체 등 중간재에 대해서는 추가로 최종 매출 귀속 기준을 결정해야 하고, 기업이 이미 시장소재국에 세금을 내는 경우 해당 국가에 배분될 과세권 규모를 제한하는 세이프 하버 조항에 대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회의는 지난 9∼10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대면·비대면 혼합 방식으로 개최됐으며, G20 회원국과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B) 등 주요 국제기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회원국들은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물가 상승 등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글로벌 공급망 차질을 공통적인 위험 요인으로 언급했다.

국제조세 체계와 관련해서는 향후 디지털세 후속 조치와 신흥국 조세 행정 지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 가격제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에 합의된 내년도 주요 논의 이슈에 대해서는 분야별 실무그룹 논의를 통해 세부 내용을 구체화한 뒤 향후 G20 재무장관 회의·정상회의를 통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 첫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는 2월 17~18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