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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車업계 56% “미래차 진출조차 못해…5년뒤 수익 불확실”
KAIA, 완성차 및 부품사 300개사 조사
미래차 수익 발생 기업 비중 20% 불과

80% 기업, 수익 없거나 진출조차 못해
“자금 부담이 큰 문제…정부 지원 절실”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부품사를 포함한 국내 자동차업체 10곳 중 5곳 이상이 미래차 분야에 진출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전환이 가속하는 가운데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 상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동차산업연합회(KAIA)는 14일 ‘자동차업계 경영 및 미래차 전환 실태조사 결과와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자동차산업 발전포럼에서 80%의 기업이 미래차 분야에서 수익이 없거나 진출조차 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KAIA가 국내 완성차 및 부품사 300개사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중 56.3%(169개사)는 미래차 분야에 진출하지 못했고, 미래차 분야 진출 기업 중 수익 미실현 기업은 23.7%(71개사)로 나타났다.

국내 완성차 및 부품사의 전기차 전환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인력 투입부터 자금 부담과 정부 지원 등 총체적인 불만이 곳곳에서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생산라인 모습. [연합]

또 응답 기업의 44.1%가 내연기관차 전용제품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고 답했다. 58.3%는 현재 주력 제품으로는 5년 후 매출 유지가 어렵다고 내다봤다.

현재 미래차 분야에서 수익을 내는 기업의 비중은 20%에 불과했다. 나머지 80% 가운데 9.3%는 관련 제품을 양산하고 있지만 수익이 없는 상태라고 응답했다. 12.7%는 개발 단계에, 진출조차 하지 않은 기업은 56.3%에 달했다.

미래차 부문의 수익 확보까지 필요한 기간에 대해선 ‘3년 이상’(57.3%)이라고 답한 기업이 많았다. 소요비용은 평균 13억1400만원, 소요기간은 평균 13개월로 조사됐다.

장석인 산업기술대 석좌교수는 “적지 않은 업체이 여전히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산업 생태계 내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신기술 기반 미래로의 구조 전환을 위한 혁신은 여러 여건 미비와 높은 전환비용 등으로 느린 속도로 이행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확대가 절실하지만 자금 부족을 이유로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도 대다수였다. 실제 KAIA 집계를 살펴보면 올해 R&D 투자비는 작년보다 2.0% 소폭 증가했으나 내년 이후 3%대로 오를 전망이다. 평균 설비투자비 역시 올해는 지난해 수준인 1.4%에 불과했지만 내년에는 39.7%로 급증할 것으로 분석됐다.

R&D와 설비투자의 어려움으로는 각각 ‘자금 부족’(47.3%)과 ‘자금 조달 애로’(77.9%) 등이 꼽혔다. ‘전문인력 부족’(32.1%)에 이어 ‘필요 분야 및 전공자 확보 애로’(61.1%)로 연구개발직 확보에 진전이 없다는 위기감도 감지됐다.

정만기 KAIA 회장은 “미래차 전환을 위한 연구개발과 시설투자를 확대해야 하지만 자금부터 자원 확보조차 여의치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설령 어렵게 투자를 실현해도 투자자금 회수엔 상당한 시간 소요가 불가피해 불확실성만 쌓여가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효과적인 미래차 전환을 위해선 하이브리드차 등이 일정 기간 캐시카우 역할을 하도록 정부 지원을 지속하는 동시에 노동력 축소나 생산유연성 확보에 대응하기 위해 법률, 규제, 인식 등 사회 전반의 제도를 기술 변화에 맞춰 개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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