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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신라이프] 현대인을 위한 정신적 호신술 ‘곳간 인심’

최근 많은 사람이 나르시시스트나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에 관심을 보인다. 그만큼 우리가 관계 속에서 교묘한 부당함을 느끼는 일들이 많아지고 그런 피해자가 되고 싶지 않은 욕구가 크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심리학이나 정신의학 분야의 비전문가가 그들의 특성이 어떻다거나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만 듣고 특정 상대와의 관계를 판단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보다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현실적인 여유를 키우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기를 조언하고 싶다. 나에 대해 더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내가 가진 자원을 개발할수록 나의 장점을 강화하고 약점을 방어하기 쉽다. 이것은 신체적 폭력에 대한 호신술 차원에서도 기본적으로 동일한 전략이다.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위험 신호를 감지했을 때는 바로 그 위험 요소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그런데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거나 혹은 너무 지나쳐도 그 위험 신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위험에 빠지고 나서야 비로소 ‘그게 위험 신호였구나’ 하게 된다. 특히 ‘관계폭력’에 있어서는 타인을 통해 내 인정 욕구나 복수심, 정서적 결핍 등을 해결하려고 할수록 더 피해자가 되기 쉽고 나쁜 상황에서 빠져나오기도 힘들다. 하지만 자기 내면의 이슈를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면 가해자들이 던지는 미끼나 함정에 걸려들지 않거나 큰 상처를 입기 전에 빠르게 벗어날 수 있다.

무엇보다 상대와 직접 싸워서 이기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관계폭력 가해자들은 근본적으로 바바리맨처럼 자존감이 낮고 스스로 자기가 가진 결핍을 해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자기보다 약해 보이는 사람을 골라 알량한 물리적·심리적 영향력을 미침으로써 우월감을 느끼고 자기 존재 의미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의 영향권 밖으로 나가기만 해도 그들의 목적을 이루는 데 실패하게 만든 승자가 되는 셈이다.

사실 이런 점 때문에 심리적 착취자들은 서로를 먹잇감으로 삼기도 하는데, 진짜 문제는 거기서 누가 우위에 서느냐에 관계없이 양쪽 다 스스로를 타인(상대방)에 의한 피해자로 정체화하는 정도가 심해진다는 점이다. 이게 그들로부터 거리를 둬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정서적 결핍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스스로 해결하기보다 타인을 통해 해결하고 싶어하는 심리 또한 내재하고 있다. 따라서 다른 사람과 그런 부분들을 경쟁해봐야 심리적인 소모전을 통해 같은 부류로 ‘흑화’하기만 할 뿐, 아무것도 얻을 게 없다.

나의 이슈를 남을 통해 해결하려 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바를 남의 힘으로 얻으려 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은 여러 의미로 진리다. 나 스스로 얻어낸 성취만이 나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나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현실 영역을 넓혀야만 심리적인 여유도 커진다. 그렇게 자존감을 높여가는 한편 타인에 대한 존중심도 함께 키워가며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나는 소중한 존재가 맞다. 그리고 그건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우리는 모두 다 같이 소중한 존재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김기태 A.S.A.P. 여성호신술 대표강사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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