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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품 소비지도’가 불황 끄떡없는 백화점 만들다 [헤럴드 뷰-백화점 1조클럽]
전통부촌부터 신흥강자까지 다양
1조클럽 절반은 강남3구 집중
‘제2의 강남’ 판교 신흥강자로
광역상권 부산·대구 원정 몰려

올해 11곳으로 지난해의 두 배가 된 백화점 ‘1조클럽’. 이는 대한민국 명품 소비지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서울 강남이라는 부촌에 절반이 집중되어 있지만, 판교 등 고소득을 기반으로 새롭게 떠오른 신흥강자도 있다. 아울러 해외여행 제한 등으로 인해 국내 명품 소비에 불이 붙으면서, 명품이 강한 백화점을 찾아 멀리서도 오는 광역상권 형성은 더욱 뚜렷해졌다.

▶역시 ‘강남3구’...1조클럽 절반 집중=1조클럽은 2조원 벽도 넘어선 ‘절대강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서초구)을 비롯해 강남구에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점·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자리잡고 있다. 강남3구 기준으로 보면 롯데백화점 잠실점도 있다.

올해 백화점은 명품 라인업이 강한 곳만 승승장구하는 현상이 더욱 강해졌다. 실제로 지난달까지 명품 신장률은 3대 명품이라고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를 모두 갖춘 점포가 4개로 가장 많은 신세계가 43.%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명품 신장률은 현대 40.8%, 롯데 35%로 집계됐다. 고속버스터미널과 인접한 신세계강남점은 전국에서 명품을 사러 오는 백화점으로 통한다. 실제 올해 1~11월까지 강남점을 찾은 전체 고객 중 절반 가량은 서울 외 수도권과 지방 거주 고객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새롭게 1조클럽에 진입한 곳들의 비결도 명품이다. 에·루·샤를 모두 갖춘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의 경우 대표적 부촌인 압구정 현대아파트와 인접해 있는 것이 특징으로, 연 매출 가운데 절반은 VIP 고객들로부터 나온다. 또 압구정본점의 2030세대 명품 매출 신장률 역시 지난달까지 누계로 54.3%를 기록해, 무역센터점(50.8%), 판교점(48.5%)에 앞섰다.

강북 지역에서는 명동에 위치한 전통있는 본점들이 자존심을 지켰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올해 잠실점에 자체 1위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대표적인 오피스 상권 점포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2030세대 고객 구성비가 높으며, 해외패션에 대한 수요가 높아 내년 하반기까지 명품 강화 리뉴얼을 진행중에 있다”며 “향후 본관 저층부 식품, 잡화, 여성의류뿐만 아니라 에비뉴엘 전관 리뉴얼을 포함해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 중심으로 쇼핑 1번지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매출 순위 11위를 기록했던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에·루·샤가 모두 입점한 점포로, 올해 마지막으로 1조클럽에 들 전망이다.

▶신흥 부촌 판교와 광역상권 노리는 지방 강자=1조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점포는 대개 에·루·샤 매장이 강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대백화점 판교는 루이비통만 입점한 상태에서도 1조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IT기업이 대거 몰려있는 판교는 소득 수준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트렌드에도 민감해 ‘제2의 강남’으로 불린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판교점의 VIP 고객 수 또한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과 비슷한 수준이다”라며 “용인·안양·수원(광교)·여주 등 광역 상권에서 원정 고객도 전체 고객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제2테크노밸리, 제3테크노밸리 등 주변 상권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에서는 근처 광역상권까지 고객층이 확대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신세계 센텀시티는 대형테넌트 시설을 기반으로 해운대와 더불어 관광 콘텐츠까지 어우러지는 곳으로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브산 외 지역 고객의 비중이 51%로 절반을 넘었다.

아울러 부산-울산 간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두 지역이 30분대 거리로 가까워지면서 울산 지역 고객 이 늘었고, 거가대교 개통 이후 거제시의 소비 수요도 흡수하며 서부 경남의 신규 고객 유입도 늘었다. 부산 최대상권인 서면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역시 해외명품·의류와 하이엔드급 시계·보석 브랜드 라인으로 부산 지역뿐만 아니라 경남·울산지역 고객층이 두텁다.

개점 후 4년 11개월만에 국내 백화점 중 최단기 기록으로 1조클럽을 달성한 대구신세계의 약진도 돋보인다. 에·루·샤를 모두 갖추며 기존 경쟁 백화점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대구신세계는 방문 고객 중 60%에 육박하는 고객이 대구 외 지역 거주고객이다. 대구·경북 지역의 랜드마크 백화점으로, 실제 대구신세계가 오픈한 이후 동대구역 KTX와 고속터미널 이용 고객은 2년 연속 200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으며 올해 동대구역 지하철을 이용하는 고객도 하루 평균 1만3000여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오연주 기자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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