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중국~유럽 간 물류사업 확대를 위해 중국 서부의 최대 경제도시 청두(成都)에 철도운송을 위한 법인을 설립했다고 29일 밝혔다.

중국에서 철도물류 사업을 위해 국내 물류기업이 단독으로 법인을 세운 것은 현대글로비스가 처음이다. 글로벌 해운시장 운임 상승과 선복 부족의 요인으로 중국~유럽 간 철도운송 물량이 급증한 만큼 이번 법인 설립이 사업 확장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인명은 ‘청두글로비스SCM유한공사’다. 중국의 국영철도운영사(CDiRS)의 블록트레인(급행화물열차) 운영과 중국내륙의 완성차 수출입 물류기지 역할 확보가 주요 업무다. 인프라 활용한 W&D(보관·배송) 사업 확대도 추진한다.

청두발 유럽향 중국횡단철도(TCR) 운송물량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전인 2019년 8만2000FEU(1FEU=4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에서 2020년 12만3000FEU로 늘었다.

TCR은 청두·시안(西安)·충칭(重慶) 등 중국 각지에서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등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를 거쳐 유럽 각 지역으로 연계되는 철도노선이다. 2020년 기준 중국 내에서 연내 TCR 발차 횟수가 두 번째로 높은(2800회) 철도운송 중심지다.

현대글로비스는 우선 중국의 국영철도운영사와 직계약을 통해 청두에서 출발하는 블록트레인(급행화물열차) 운영에 참여한다. 글로벌 대형 화주사를 대상으로 포워딩 영업(출발부터 도착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는 운송)에도 나선다.

청두발 유럽향 TCR 고객사에는 전자, 반도체 등 글로벌 제조기업들이 다수 포함됐다. 여기에 쓰촨 지역 400여 개의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 기업이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3자 물류 조직 확대와 조직운영 프로세스 활성화 등 W&D(보관·배송) 사업에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청두 법인과 현대글로비스 유럽법인이 2014년 인수한 아담폴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아담폴은 폴란드 동부 국경 인근 말라쉐비체(Malaszewicze)에 철도 화물 환적 시스템을 갖춘 기차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이번 청두 법인 설립을 기점으로 중국-유럽 철도물류의 외연을 확장해 유라시아 물류 시장을 선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이전 중국에서 유럽으로 40피트 컨테이너 하나를 운송하려면 철도운임은 3800~6000달러, 해운운임은 800~2500달러가 소요됐다. 하지만 현재 철도운임은 1만1000~1만2000달러, 해운운임은 1만5000~1만7000달러 수준으로 역전됐다.

중국 상하이항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단기(spot)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4일 기준 4956.02로 전주 대비 61.40포인트(1.3%) 상승했다. 이는 SCFI가 2009년 10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