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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풍성장 예약 탄소배출권 잡아라”...새해벽두 증권가 혈전
할당 회원자격 기존 3곳→20곳 대폭 확대
유동성 부족 문제 상당 부분 해소 기대감
상품 경쟁속 메타버스 등 연계 가능성도

지난달 20일부터 국내 20개 증권사들이 일제히 탄소배출권 거래를 시작한 가운데 올해부터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이 본격적으로 팽창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탄소배출권 시장 회원자격을 갖게 증권사는 교보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부국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현대차증권,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가나다 순)이다. 증권사들이 할당받은 배출권 보유 한도는 각 20만t이다.

탄소배출권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배출권 거래제는 시장에서 형성되는 배출권 가격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는 제도다. 정부가 국가 오염물질 배출총량을 정하고 배출권을 기업에 할당·매각하는 방식이다. 시장에서 탄소배출권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은 상승하고, 수요가 감소하면 가격은 내려간다.

업계에서는 기존 3개 증권사에서 이번에 20개 증권사로 회원자격이 크게 확대되면서 국내 배출권 시장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유동성 부족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5년 도입된 배출권 거래제는 할당 업체만 참여할 수 있는 시장 특성 때문에 거래는 배출권 정산기 등 특정시기(매년 6월 말 등)에 쏠림현상이 극심했고 이 시기에 따라 가격 급등락도 반복해왔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증권사가 배출권 거래에 참여해 거래가 활성화되면 배출권을 상시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그동안 문제가 됐던 배출권 수급불균형, 가격 급등락 등이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당장 큰 수익을 얻기는 어렵지만, 미래 먹거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은 배출권 관련 신상품 개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현재 상황에서 증권사들은 할당배출권(KAU)에 한해 고유재산을 운영하는 ‘자기매매’ 형태로만 배출권 거래에 참여할 수 있다. 자기매매는 증권사가 보유한 고유 자금으로 유가증권 등을 사고 파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배출권 시장 참여가 빠르게 정착될 경우 고객 재산을 운영하는 위탁매매로 거래 편의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선물 시장에도 배출권이 적용되면 글로벌 선물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관련 상품이 늘어나면서 시장 성장세도 빨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회사들의 배출권 시장 참여를 허용한 유럽연합(EU)의 경우 세계 최대의 탄소배출권 시장 규모를 자랑한다. 메리츠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유럽의 배출권 거래대금은 2000억 유로(약 266조8000억원)에 달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탄소배출권은 수요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가격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의 증권사 참여는 배출권 거래를 활성화시키고 가격이 올라가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기존 탄소 배출권과 관련 대체불가능토큰(NFT)·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과의 연계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이병화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NFT를 활용한 탄소배출권 출시가 가능하다”며 “NFT를 활용한 탄소배출권이 상업화되면 거래소 또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거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대근·김현경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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