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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스템 주가 앞날은?…횡령보다 회수에 달렸다
자칫 올해 헛장사 될 수도
신뢰상실…외인매도 우려
상폐 가능성은 높지 않아

[헤럴드경제=김우영·김빛나 기자] 자기자본의 90%가 넘는 거액의 횡령 사건이 일어난 오스템임플란트가 존폐 위기 속 횡령금액 회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4일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는 전날 피의자 이모(45) 씨에 대한 출국금지를 신청한 뒤 소재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관건은 이씨가 빼돌린 돈을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지다. 횡령금액 1880억원은 오스템임플란트 자기자본의 91.8%에 달한다. 이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60%에 육박하는 거액이다.

퀀티와이즈에 따르면 올해 오스템임플란트의 순이익 추정치는 1030억원 가량이다. 얼마나 회수하느냐에 따라 손실규모가 달라지겠지만, 단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면 순손실을 면하기 어렵다.

이씨는 횡령한 돈으로 동진쎄미켐 주식을 사고 판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주식 거래로 110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현재 그가 보유한 동진쎄미켐 지분은 55만주 가량으로, 앞으로 주가에 따라 손실 규모가 결정된다.

회사 측은 횡령금액 회수를 자신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모든 자금 회수 및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매출과 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어 설사 순손실을 기록해도 회복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외형 성장과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더라도 시가총액 2조원이 넘는 기업의 허술한 자금관리는 투자 심리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회사 측은 내부관리, 감사 시스템을 점검해 개선하겠단 입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금관리 담당 직원 개인이 거액을 빼돌릴 정도로 회사 내부통제, 감시 시스템이 부실하단 오명은 꼬리표처럼 따라 다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특히 외국인 투자자에게 ESG는 중요한 투자지표"라며 "G(governance·지배구조) 측면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의 외국인 지분은 약 45%다.

2만명에 달하는 개인투자자들을 달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은 전날부터 거래중단에 들어갔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벌일 예정이다.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될 수도 있다.

수사에 따라 결과가 바뀔 수 있지만 현재까지 알려진대로 직원 개인의 단독 소행으로 밝혀지고, 횡령 금액 회수도 상당 부분 이뤄진다면 상장폐지까지 가진 않을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두자릿수 매출 성장률이 유지되는 성장기업을 상장폐지하는 건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소송전에 나설 수도 있다. 내부 통제시스템 부재의 책임을 물어 회사 임원진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구제 가능성은 낮다.

법무법인 우리의 김정철 변호사는 "주가하락으로 인한 손해는 과실상계가 이뤄져 일부 책임으로 제한된다"며 "하지만 그 금액이 많이 인정되진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주주들이 손해배상을 받는 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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