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글로벌 영토 확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본사를 글로벌 헤드쿼터(HQ)와 지역(Region, 한국)식품 사업으로 분리해 의사 결정 속도를 높이는 한편, 유럽 법인 설립 등 해외 권역별 시장 특성에 맞는 사업 전략도 새로 짰다.

CJ제일제당은 4일 본사를 글로벌 HQ와 Region식품사업으로 분리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글로벌 HQ에서는 해외 사업의 마케팅과 제품 개발(R&D), 생산 등을 자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특히 마케팅의 경우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메가 트렌드를 분석·전파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생산은 온리원(Only One)적인 제조기술 역량과 노하우를 해외 생산기지에 이식한다.

이와 함께 글로벌 HQ 산하에 식품성장추진실을 신설했다. CJ제일제당이 글로벌 전략제품(GSP)으로 선정한 만두·치킨·김·김치·K-소스·가공밥 등 6대 제품에 대한 미래 혁신 성장을 견인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조직 내에 흩어져 있던 GSP 조직을 이곳에 한 데 모았다. 특히 식품성장추진실 산하 전략기획 1·2 담당은 미주, 아태, 유럽 등 권역별 성장 전략기획뿐 아니라 식물성 식품 사업(Plant-based), 스타트업 투자 등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 및 실행을 맡게 된다.

국내 식품사업은 식품한국총괄이 맡게된다. 이에 따라 사업의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는 한편, 책임 경영 역시 강화된다는 게 CJ측 설명이다. 한국총괄 산하에는 식품영업본부, 디지털사업본부, B2B 사업본부, 한국생산본부, 한국R&D센터 등이 설치됐다. 한국총괄의 수장은 식품 밸류체인에 대한 이해가 깊은 김상익 전 식품사업운영본부장이 맡는다.

글로벌 시장 전략은 권역별 특징에 따라 각각 진행된다. 특히 ‘K-푸드의 불모지’였던 유럽 시장에 법인을 신설,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올 상반기 중 영국법인을 설립해 할 계획이다.

한식에 대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동유럽 국가에서는 대형마트에 샵인샵(Shop in Shop)인 ‘비비고 투 고(BIBIGO TO GO)’ 매장을 운영, 비비고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이미 지난달 루마니아 까르푸 매장에 ‘비비고 투 고’ 1호점을 오픈, 만두·치킨 등 GSP 제품을 활용한 메뉴 20종을 선보인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루마니아 뿐 아니라 동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투고 매장을 더 늘릴 계획이다.

이미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 미국에서는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중국에서는 만두와 치킨, 상온 가정간편식(HMR) 등 MZ(밀레니얼+Z)세대 고객들의 활발한 구매가 이뤄지는 온라인 채널 성장에 집중한다. 일본은 ‘미초’와 ‘비비고’ 브랜드 대형화를 목표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베트남은 김치와 가공밥, K-소스를 중심으로 현지 생산기지를 통해 동남아·호주 등 국가로 수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올해는 그룹 4대 성장엔진 강화에 전사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의 더 큰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국내 및 해외 사업의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미래 지향적이며 혁신적인 조직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