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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권 기본 300% 성과급 잔치 중인데 ‘민영화 기대’ 우리은행 상한제에 발꽁꽁
민영화로 경영자율성 커졌지만
200% 제한에 상대적 박탈감
“한도 풀어야” vs “한번에 못풀어”

시중은행들의 성과급 주머니가 두둑해지고 있다. 역대급 실적에 기본 300%는 물론, 최대 350%까지 챙기는 은행도 나오고 있다.

타사의 성과급 잔치 속에 입맛만 다시는 곳도 있다. 성과급 상한제(캡)이 200%로 제한돼있는 우리은행이 그렇다. 우리금융지주가 지난해 완전민영화를 이룬만큼 행내에서는 성과급 상한제를 없애야한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은 이미 성과급 규모를 결정한 상태다. 이들 은행의 성과급 수준은 300% 안팎이다. 지난해 은행권 최고 성과급이 20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확 뛴 셈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대출 수요 증가, 예대마진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등이 성과급 확대의 배경이 됐다. 4대은행의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은 8조2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가 올랐다.

은행들의 성과급은 통상적으로 전년 경영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책정된다. 통상임금 또는 기준임금을 놓고 책정되는 구조인데, 임금 구성요소는 은행마다 다르다. 직급에 따라 가져가는 금액도 다른데, 통상임금 300%라고 한다면 성과급은 연봉의 10% 정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재빨리 성과급 체결이 된 타 은행과 달리 우리은행은 아직까지도 노사간 임금단체협상이 진행 중이다. 실적 개선으로 지난해 130% 수준보다 절대적인 규모는 늘어나겠지만, 기준을 두고 입장차가 벌어져서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986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1% 늘었다.

실적만 놓고보면, 성과급 타결이 쉬울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성과급 캡이 200%로 제한돼있어서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은 300%로 성과급 상한을 두고, 이밖에 현금 등을 통해 추가적인 보존을 해주기도 한다. 우리은행 직원들은 절대적인 폭이 낮은만큼 상대적 박탈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우리금융지주도 우리은행 임단협 결과에 준해 성과급이 나오는 구조다.

행내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완전민영화에 성공한 만큼 경영자율성을 보장해줘야한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노동조합은 최근 사측에 성과급 캡을 없앨 것을 전달한 상태다. 우리은행 노조 측은 “경영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책정하면 될 문제를 굳이 제한을 둘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노조나 은행 직원들의 바람이 바로 반영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성과급 기준을 재설정하려면 과점주주 보상위원회 등을 거쳐야한다는 얘기다. 때문에 한번에 캡을 풀기보다 단계적으로 성과급 한도를 높이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견도 크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성과급은 시장 상황이나 성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지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지분 매각을 진행했던 공자위원은 “완전 민영화가 되기 전에는 성과급에 대한 자율성을 크게 가져갈 수가 없어 성과급에 대한 논의가 나올 수 밖에 없다”면서도 “우리은행 뿐 아니라 은행들의 호실적 배경에는 대출수익 증가, 부동산 가격 급등 등이 자리하고 있는데 임직원들이 잘해서 성과를 낸 건지는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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