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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매거래 실종…역대급 빙하기 닥친 서울 아파트 시장 [부동산360]
지난해 연간 매매거래, 전년比 반토막
거래절벽인 줄 알았는데…거래 빙하기
“돈줄 차단…새해에도 거래활동 위축”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연말로 갈수록 쪼그라들면서 직전 해의 절반 수준까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급등에 대출 규제, 금리 인상, 세 부담 증가 등으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대선 후보들의 부동산 세제 완화 공약으로 관망세가 짙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새해에도 이어져 당분간 ‘역대급 거래 빙하기’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서울의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4만4110건으로, 2020년 1~11월(7만3648건)과 비교해 44.1% 줄었다. 지난해 7~8월 4000건대에서 9~10월 2000건대, 11월 1360건 등 연말로 갈수록 급감한 데 따른 것이다.

아직 신고기한이 남은 12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이날 기준 739건에 그쳤다. 최근 ‘거래 실종’으로 요약되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1000건 안팎이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지난해 연간 매매거래량은 2020년 8만1193건의 절반 수준을 살짝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현 추세로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8년 11월에 찍힌 월간 최저치(1163건)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선 공인중개사들은 일부 급매물을 제외하고는 거래가 올스톱된 상황이라고 전한다.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수자가) 사고 싶어도 대출이 안 나오다 보니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서 “간혹 매수 희망자가 ‘좀 깎아주면 사겠다’면서 관심을 보여도 집주인들이 호가를 크게 조정해주는 분위기는 아니어서 거래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말했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쏟아진 부동산 세제 완화 공약에 ‘일단 기다려보자’는 분위기가 확산, 이에 따라 거래절벽이 심화하고 있다는 전언도 이어진다.

매매거래가 얼마나 활발한지 나타내는 KB국민은행 매매거래지수를 보면 서울은 이달 3일 1.0을 나타냈다. 이는 2019년 3월18일(1.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매매거래지수는 KB국민은행 회원 중개업소를 통해 파악하는 지표로, 0~200 범위에서 100보다 낮을수록 “한산하다”고 답한 중개업소가 “활발하다”고 말한 곳보다 많다는 의미다. 새해 첫 주부터 99%가 “한산하다”고 답변한 것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 도입과 추가 금리 인상 등 금융당국의 ‘돈줄 옥죄기’가 이어지면서 매수심리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졌던 매수심리·거래활동 위축 현상이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고 봤다.

부동산 시장에서 통상 거래량 감소는 집값 하락의 전조 현상으로 여겨진다. 정부 역시 최근 거래 현황과 아파트값 상승폭 축소 등을 언급하며 ‘안정세’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최근 거래 감소는 대출 규제와 정책 불확실성 등의 영향이 큰 데다 여전히 집값 불안 요인도 상존해 향후 집값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임 수석연구원은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공급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감소하고, 도심 주택 공급을 위한 재개발·재건축 사업도 이슈가 되고 있다”며 “올해 7월이 새 임대차법 시행 2년차가 되는 것에 더해 대선 후보들의 세금 완화 정책 등도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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