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마곡 사옥. 연합 제공

[헤럴드경제]상장사 최대 규모인 2215억원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오스템임플란트가 최근 몇 년간 고유자금으로 대량 주식거래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오스템임플란트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20년부터 작년 3분기까지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는 분기마다 대형주와 소형주를 가리지 않고 3∼5개 종목을 사고팔았다.

2020년 4분기 나이벡 74억6000만원, 텔콘RF제약 61억원, 삼성물산 13억8000만원 어치의 주식을 매수했다. 이 중 작년 1분기 텔콘RF제약과 삼성물산을 처분하면서 SK하이닉스(15억6000만원), 삼성전자(6억8000만원), 씨에스윈드(4억6000만원), 효성중공업(12억4000만원), 금호석유(5억8000만원) 등의 주식을 사들였다. 작년 2분기에는 APS홀딩스(32억원), DI동일(6억8000만원), 네이버(22억8000만원)를 매수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작년 3분기까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나이벡과 APS홀딩스, DI동일, 네이버 등이다.

그러나 급등주 추격 매수 등의 거래로 오스템임플란트는 잦은 손실을 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오스템임플란트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대규모 현금을 단순 예·적금 등으로 보유하고 있어, 주식 투자가 용이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 보유 현금은 3200억원으로 순자산보다 600억원 많다. 단기 금융상품 479억원을 합친 현금성 자산은 3680억원에 이른다.

최대 주주인 최규옥 회장도 지속적인 주식 투자를 해왔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12월 코스닥 상장사 APS홀딩스 주식을 추가로 늘려 269억원 규모의 177만3039주(8.69%)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회삿돈 2215억원을 빼돌린 이모(45·구속)씨는 작년 3월부터 12월까지 1조2800억원어치의 주식을 매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도금액은 모두 1조18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씨가 횡령금으로 동진쎄미켐과 엔씨소프트 등 다수의 종목을 대량 매매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한국거래소는 불공정거래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상 거래 관련 계좌가 여러 개가 있는 것으로 보고 미공개정보 이용이나 부정거래 등 불공정거래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오는 14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 횡령), 범죄수익 은닉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