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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우윳값 결정체계 개편 ‘잰걸음’…낙농진흥회 공공기관 지정 검토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반대’ 낙농가 영향력 축소 전망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정부가 원유(原乳) 가격을 결정하는 낙농진흥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낙농진흥회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원윳값 결정체계 개편방안을 두고 정부와 평행선을 달려온 생산자(낙농가) 단체의 영향력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생산자 중심으로 구성돼 제도 개선안이 통과되기 어려운 낙농진흥회의 의사결정 체계를 개편하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차관은 이어 "시장원리가 작동되지 않는 현행 원유 가격결정 구조를 용도별로 규모와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로 개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원유 가격은 생산비에만 맞춰 책정되고 있다. '생산비 연동제'는 우유 공급이 부족하던 시절 생산을 늘리기 위해 도입됐지만, 최근에는 음용유 수요가 감소하는데도 원윳값을 끌어올리는 원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값싼 수입 가공유제품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원윳값이 안정되지 않으면 결국 우유 자급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부는 시장 상황을 반영해 원유를 음용유와 가공유로 분류하고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추진해왔다.

음용유의 가격은 현 수준을 유지하고 가공유의 가격은 더 낮게 책정하되 농가 소득이 감소하지 않게 유업체의 가공유 구매량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시행될 경우 우유 자급률이 현재 48%에서 54%까지 오른다는 게 정부의 전망이다.

정부는 낙농업계가 참여하는 낙농진흥회를 통해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을 추진해왔지만, 낙농업계의 강력한 반대에 가로막혀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생산자 단체들은 원유를 증산할 여력이 없고 유업체의 가공유 구매를 보장할 수도 없다며 결국 농가 소득이 줄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런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정부는 낙농진흥회 이사회 구성원을 현재 15명에서 23명으로 늘려 정부, 학계, 소비자단체 측 인원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재적 이사의 3분의 2가 출석해야 하는 이사회 개의 조건을 삭제하는 안도 제시했다. 낙농진흥회의 공공기관 지정 검토는 이런 방침의 연장선이다.

낙농가 단체인 한국낙농육우협회는 "낙농진흥회 개편은 농가의 교섭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조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정부안이 시행될 경우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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