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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폐위기 신라젠, 항암제 임상 좌초되나
신라젠 “상폐와 임상·사업은 별개”
업계 “임상개발비 조달 어려울 듯”

1년 8개월 동안 주권거래가 정지됐던 신라젠의 상장 폐지가 결정되면서 진행 중이던 임상시험도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신라젠 측은 “상폐와 사업은 별개의 문제”라며 임상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오스템임플란트 횡령사건에 이어 신라젠의 상폐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바이오업계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 최근 업계의 반갑지 않은 소식이 국민과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지난 18일 신라젠에 대해 상장 폐지 결정을 내렸다. 신라젠의 상폐 여부는 앞으로 20일 이내에 열릴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위원회는 상폐 또는 개선기간 다시 부여할 수 있다.

신라젠은 이번 기심위 결정에 즉각 이의 신청하고 위원회에서 소명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심위 결정과는 무관하게 진행 중이던 항암제 ‘펙사벡’ 등 주요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R&D) 활동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신라젠 측은 “이미 시장에서 자본을 충분히 조달했기 때문에 펙사벡의 신장암 및 흑색종 임상은 원래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라젠은 펙사벡의 신장암 임상 2상과 흑색종 임상 1b·2상을 하고 있다. 신장암 임상은 미국 바이오기업 리제네론과, 흑색종 임상은 중국 리스팜과 협력하고 있다.

펙사벡은 유전자 재조합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이용한 면역 항암 신약후보물질. 2019년 미국에서 진행하던 간암 임상 3상이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실패했다. 이에 회사는 신장암 등 다른 적응증으로 임상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위원회 역시 기심위와 마찬가지로 상폐를 결정하게 되면 신라젠은 임상진행을 위한 추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

다만 신라젠은 자본금 조달은 추가로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 회사 관계자는 “파이프라인 추가와 자본금 확대는 준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임상진행이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간이 오래 걸리는 항암제 임상을 하기 위해선 지속적인 연구개발비가 필요한데 상폐까지 된다면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한다”며 “비용이 조달된다 하더라도 이미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임상기관이나 환자모집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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