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헤럴드경제] 국내 원자재 수입 기업 10곳 중 9곳이 올해도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계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공급망 대책을 세운 기업은 10곳 중 1곳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원자재를 해외에서 조달하는 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최근 공급망 불안에 대한 기업실태 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기업의 88.4%가 올해도 ‘지난해의 공급망 불안이 계속되거나 더 악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공급망 불안의 주된 이유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속(57.0%) ▷‘미·중 패권 경쟁(23.3%)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확대(12.4%) 등을 꼽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우리 교역의 40%가 미중 양국에 집중돼있는데 양국의 ‘공급망 줄 세우기’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여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분출하면서 원자재 쟁탈전과 물류난이 벌어지고 있는 점 또한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기업들의 대책 마련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대책을 세웠는지 묻는 항목에 ‘세웠다’고 답한 기업은 9.4%에 불과했다. 반면 ‘대책 없다’라는 기업은 53.0%, ‘검토 중’이라는 기업은 36.1%였다.

설문에 응한 기업의 67.0%는 지난해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실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공급망 불안 해소를 위한 정부 정책과제로 ▷수급처 다변화(23.9%) ▷국내 조달 지원 강화(21.8%) ▷자유무역협정(FTA) 등 외교적 노력 확대'(17.1%) 등을 꼽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이 원자재나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것은 국내에서 조달이 어렵거나 생산비용이 높은 등의 이유가 있다”며 “수입처 다변화 등 근본적인 해법 마련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