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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래블룰은 가두리(?)…국내 가상자산, 대거 해외이탈 조짐
빗썸·코인원 개인지갑 출금금지
규제시행 전 처분위한 거래급증
美·싱가포르 등은 아직 강제안해
국내시장 글로벌 흐름서 소외될수

[헤럴드경제=박이담 기자]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트래블 룰’(자금이동규칙) 시행이 다가오면서 해외로의 자산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긴축전환에 따른 기술주 급락이 가상자산 가격하락을 초래한 가운데 규제 리스크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는 모습이다.

25일 빗썸은 가상자산 출금주소 사전등록을 일시 중지한다고 공지했다. 본인 인증이 안된 개인지갑 등록을 금지해 출금을 막겠다는 것이다. 27일부터는 출금주소를 등록해 심사가 완료된 지갑으로만 출금이 가능하다.

이는 빗썸에 실명계좌를 제공하는 NH농협은행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9월 빗썸과 코인원 등에 실명계좌 계약을 연장하면서 올초까지 외부 지갑으로 송금을 막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에따라 코인원도 지난 24일부터 본인 인증이 완료된 외부지갑으로만 출금이 가능해졌다. 신한은행이 실명계좌를 제공하는 코빗도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객확인인증(KYC)을 제공하지 않는 메타마스크는 대체불가능토큰(NFT)나 탈중앙화금융(Defi)에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출금이 막히면 투자자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 빗썸에선 투자자 이탈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25일 공지 이후로 빗썸에서 인기를 끌던 위믹스, 보라 등을 제치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주요 가상자산들의 거래량이 상위권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아직 규제 전인 업비트에선 코스모스, 보라 등이 거래량 상위권에 올라온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투자자들이 27일 개인지갑 송금이 금지되기 전에 기존 가상자산을 처분하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주요 가상자산을 구입해 미리 개인지갑으로 옮겨두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빗썸 관계자는 “개인지갑 출금 금지 조치가 투자자 이탈로 이어졌는지는 내부 데이터를 확인해봐야 알 수 있다”면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코인은 시장 전체적으로 거래량이 줄어들 때 거래량 상위권으로 올라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국들에선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개인지갑으로의 출금을 금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 가상자산공개(ICO)가 활발한 싱가포르는 2020년부터 트래블룰을 시행하고 있지만, 거래소 간 거래에만 적용하고 있다. 미국도 아직 트래블룰을 강제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개인지갑 이용 금지 조치가 결국 국내 가상자산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NFT나 디파이를 이용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면 국내 시장에서만 코인을 사고팔게 돼 장기적으로 시장 활력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parkid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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