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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의 발톱’에 할퀴고 LG엔솔에 감전된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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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국내 증시가 안팎으로 강펀치를 맞고 흔들리고 있다.

27일 오전 코스피 지수는 개장 직후 1%이상 크게 내리며 2700선을 내줬다. 코스피가 장중 2700선 아래로 떨어진 건 2020년 12월 3일(2,672.85) 이후 처음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발표와 이어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증시에 직격탄을 쏘았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고 말했다. 비교적 무난한 FOMC 회의 결과에 안도하던 시장은 매파적 본색을 더욱 짙게 드러낸 파월에 잔뜩 움츠러들었다.

올해 들어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흐름 속에 금리인상은 3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불과 3주 사이 5회 인상도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날 파월 의장 발언은 앞으로 남은 7회 회의 내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으로 시장은 풀이하고 있다.

3월 금리인상은 확실해졌지만 시장엔 또 다시 금리인상의 횟수와 폭에 대한 불확실성을 던져준 셈이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가 2%이상 오르며 30선을 넘었다.

파월 의장이 드러낸 매의 발톱은 국내 증시에도 깊은 상처를 내고 있다. 당장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회피로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낼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통신에 다르면 이번주에만 한국과 대만, 인도에서 해외펀드는 31억달러를 순매도했다. 지난해 8월(49억달러)에 이어 최대규모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신흥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 등으로 지난해 연말 신흥국으로의 자금 이동 기대가 있었지만 연준이 통화정책을 더 타이트닝하게 하고 더 빨리 하게 되면 신흥국으로의 자금 이동은 어렵다"고 밝혔다.

한국 통화정책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파월 의장은 이번 회견에서 "(미국) 고용시장이 엄청나게 강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은 저마다 사정이 다르다. 신흥국은 금리격차에 따른 자본유출을 막으려면 금리를 따라 올려야 한다. 고용시장을 해치지 않으면서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는 미국과 달리 자칫 금리인상으로 자국 경기 개선을 지연시키거나 망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이미 지난해 세차례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려 미국 금리인상에 대비했지만 예상보다 그 속도와 폭이 크면 자본유출과 실물경기 둔화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가속화 전망은 한은의 매파적 움직임을 강화시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지속되는 것도 국내 증시에 부담이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원유와 천연가스를 많이 생산하고 있으며 주요 원자재 생산량에서도 대부분 톱 10 안에 들어간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는 곧 원자재 공급차질로 이어져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운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 전반에 부정적이다.

안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에 따른 수급 부담이 증시를 억누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약 70조원에 달하지만 유통물량은 14.5%에 불과하다. 여기에 기관의무보유확약 비중을 감안하면 10%도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 조기편입에 따른 패시브 자금과 2차 전지 관련 ETF 등의 매수가 예정된 상황에서 적은 유통물량은 당분간 다른 대형주 중심의 교체 매매 과정에서의 변동성 확산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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