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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일 확진자 5만명 코앞…“치료제·백신 임상자체가 어렵다” 호소
국내 개발 치료제 14품목, 백신 11품목 임상중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추가진척 못해 발동동
식약처 “안전성 등 양보불가…2상후반 검토가능”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진이 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SK바사 제공]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 5만명이 눈앞에 닥친 가운데 국내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더이상 불가능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병원마다 코로나19 환자가 넘쳐나고 백신 1차, 2차 접종이 모두 87%에 도달한 상황에서 임상 진행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

따라서 정부가 오미크론 대응을 위해 방역대책을 수정한 것처럼 백신과 치료제와 개발을 위한 임상 정책도 이에 맞춰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관계 당국은 이를 인정하면서도 유효성과 안전성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소 임상 2상 후반이나 3상에 진입해야 지원책 검토가 가능하단 것이다.

▶치료제 14개, 백신 11개 임상 답보=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1월 28일 기준)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 14개, 백신 11개 품목의 임상이 진행 중. 그러나 임상 진척은 없고 답보상태다.

치료제의 경우 신풍제약의 피라맥스가 지난해 8월 임상 3상을 승인받아 진행 중이지만 아직 임상 결과에 대한 소식이 없다. 종근당의 나파모스타트(주사제)도 마찬가지. 지난해 4월 임상 3상을 승인받았지만 아직까지 임상 중이라는 얘기 외에는 결과가 없다. 대웅제약의 카모스타트는 임상 2/3상을 동시에 하고 있다. 이 역시 임상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머크와 화이자의 치료제가 나온 이후 개발기업들 중 임상계획을 수정하는 곳들이 나오고 있다”며 “오미크론 변이에 맞춰 경증과 무증상 환자에게 적용해 입원률과 사망률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기에 임상계획을 설정한 개발사들도 오미크론 등 변이에 효과가 있을지 알아보는 추가임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치료제 개발사 측은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어 임상환자 모집은 오히려 전보다 쉬워졌다. 그러나 병원행정이 코로나19 환자치료에 집중되다 보니 진행 중인 임상에 속도를 내기 어렵다. 각 병원 임상심사위원회(IRB)의 업무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백신 임상은 더더욱 어렵게 됐다. 백신 1차, 2차 접종이 모두 87%에 도달한 시점이다. 쉽게 말해 소아·청소년 등 일부를 제외하면 국민 대부분이 백신을 1차 이상 맞은 것. 임상 대상자인 미접종자 자체를 구하기 쉽지 않게 됐다.

백신 중 임상 3상 중인 품목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510'과 유바이오로직스의 '유코백19'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이 상반기 중 허가될 것으로 예상되나 이 백신은 중국 우한 바이러스에 맞춰 개발돼 오미크론 같은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추가임상이 필요할 수 있다.

▶업계 “임상절차 간소화 필요” vs 식약처 “원칙은 지켜야”=오미크론 확산 속도가 워낙 빠르다보니 지금과 같은 임상 절차로는 치료제는 물론 백신 개발은 더 어렵다는 하소연이 쏟아진다.

앞의 관계자는 “각 병원 IRB의 진행도 속도를 못내고 있다. 식약처 중앙IRB의 경우 일부 자료제출 항목을 생략한다거나 절차를 간소화해 빠르게 임상이 진행될 수 있게 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긴급상황인 것은 이해하지만 유효성과 안전성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소 임상 2상 후반이나 3상 진입해야 지원책 검토가 가능하단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보다 빠른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한다. 하지만 데이터에 따른 안전성과 유효성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원칙”이라며 “정부도 빠른 상용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지만 최소 임상 2상 후반이나 임상 3상에는 진입해야 구체적인 지원책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임상시험 조건이 부실해지면 결국 불완전한 치료제와 백신이 나올 수 있다.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고도 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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