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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빼고 다 접었다…‘이니스프리 그린카페’ 철수 [언박싱]
이니스프리, 삼청·판교·명동점 그린카페 운영 중단
K-뷰티 위기로 사실상 F&B 철수
오프라인 매장 BM 체질 개선
e커머스 강화 인력 재배치
9일 영업 종료 안내가 붙은 이니스프리 명동점 스토어. 플래그십 스토어와 함께 2개 층에는 그린카페가 운영되던 곳이었다. [이정아 기자]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이니스프리가 명동점을 마지막으로 카페 브랜드 사업을 사실상 접는다. 특히 명동에 위치한 이니스프리 카페는 K-뷰티 전성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곳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말마다 디저트와 차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이니스프리가 카페 브랜드를 시작으로 식음료(F&B) 운영 사업을 상당 부문 철수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케이크 먹으러 화장품 매장 갔었는데…저무는 ‘그린카페’
오픈 당시 이니스프리 명동점 스토어 [이니스프리]
이니스프리 명동점 스토어 2~3층에 위치한 그린카페 [이니스프리]

9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이니스프리는 ‘이니스프리 그린카페’ 제주점만 남겨두고 삼청점, 판교점에 이어 명동점을 지난해 12월자로 전부 철수했다. ‘명동의 노른자 땅’으로 꼽히는 명동 거리 초입에 2015년 11월 문을 연 이니스프리 그린카페는 2개 층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곳은 론칭 당시에만 해도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를 끌다가 이후에는 내국인도 즐겨 찾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변모했다. 1만원대의 ‘수플레 팬 케이크’가 입소문을 타면서 그린카페의 인기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한국을 덮치기 전만 해도 주말에는 화장품이 아닌, 팬 케이크를 먹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섰을 정도다.

이니스프리의 카페 브랜드 사업은 2013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린카페의 원조격인 제주점이 큰 인기를 끌면서 이니스프리는 명동점을 비롯해 서울 삼청동, 경기 판교에도 그린카페를 연달아 오픈해 운영해왔다. 이니스프리가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인 ‘그린’, ‘제주 헤리티지’ 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략이 배경이 됐다.

이에 이니스프리는 화장품 브랜드이지만 F&B팀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제주도에서 난 녹차, 한라봉, 감귤, 유채꿀 등을 재료로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를 개발했다. 시즌마다 새로운 메뉴 개발에도 공을 들였다.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 트렌드를 보면, 2016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이니스프리’의 연관검색어로 ‘카페’가 노출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니스프리가 그린카페 제주점을 제외하고 F&B 사업을 사실상 전면 철수한 데는 2030세대를 타깃으로 한 기존의 오프라인 카페 사업의 수익성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고, 이와 함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차원에서도 더 이상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는 K-뷰티 위기에 봉착한 이니스프리가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BM(사업 모델)을 뜯어 고치며 e커머스 사업에 인력을 집중 배치한 것과도 맞닿아 있다. 이니스프리 관계자는 “e커머스 부문을 강화한 조직 개편과 함께 인력 재배치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신용산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사옥 2층에도 이니스프리 그린카페가 자리잡고 있지만 이 공간은 ‘오설록 1979’, ‘APMA’ 등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보유한 브랜드의 오프라인 공간이 한곳에 모여 있어 시내점으로 연 다른 그린카페와는 성격이 다르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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