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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앞 당겨진 회장 선임, 왜?…돛 올린 '함영주 체제' 하나금융 숙제는
10년 만에 회장 교체
3년 임기, 단독후보
디지털·ESG 강화 나설 것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헤럴드경제=성연진·박자연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차기 하나금융 회장에 내정됐다. 하나금융은 이로써 10년 만에 김정태 회장 시대를 막 내리고, 새 회장을 맞이하게 됐다.

9일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8일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금융권에선 앞서 함 부회장의 회장 후보 추천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하나금융그룹의 외형을 확대한 일등 공신인 데다가, 행원에서 최고경영자 자리까지 오르며 내부 조직 안정을 이끌 적임자로 꼽혔기 때문이다.

함영주 부회장이 이끌 하나금융호는 이제 디지털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라는 변화 속에서 새 항로를 찾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앞당겨진 회장 선임…조직 안정 우선

하나금융 회추위는 당초 예정보다 빠르게 회장 후보자를 선임했다. 지난달 28일 숏리스트 발표 후, 2월 중순 이후 면접 일정을 잡았는데 8일로 앞당겼다. 설 연휴 기간을 감안하면 사실상 나흘만이다.

하나금융은 조직 안정 차원에서 선임이 빨라진 것으로 설명했다. 실제 금융권에선 함 부회장의 차기 회장직에 이견이 없었다. 다만 회장 선임의 가장 큰 걸림돌로 금감원 징계와 관련된 재판이 언급돼왔다.

때문에 이달 16일과 25일 재판을 앞둔 함 부회장의 회장 선임을 회추위가 일정을 앞당기며 결정했다는 것은, 사법적 리스크를 씻어낼 것이란 자신감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재판 선고결과와 무관하게 회장의 자격을 갖춘 것으로 평가할 만큼 신뢰를 보였다는 평가도 있다.

함 부회장은 오는 16일 금감원의 파생결합펀드(DLF) 제재와 관련한 중징계 취소 소송 선고를 앞두고 있고 25일에도 채용 관련 1심 재판 선고가 있다. 그러나 유사 재판 사례를 봤을 때 법원이 함 부회장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해 11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채용 관련 항소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DLF 중징계에 불복해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가 1심에서 승소한 바 있다.

“덩치 큰 공룡 멸종” 디지털퍼스트 최우선 과제

회추위는 “함 후보는 하나금융그룹의 안정성과 수익성 부문 등에서 경영성과를 냈고, 조직운영 면에서도 원만하고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미래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실제 함 부회장은 2015년 외환, 하나은행 초대 통합행장으로 취임하면서 두 조직의 안정과 외형확대를 모두 이뤄냈다. 통합 이후 그룹 실적은 해마다 최고치를 달성하며 빅3 금융지주사로의 도약을 도왔다.

하나금융의 ESG 비전을 직접 설계해 ESG경영에도 탁월하다는 강점이 있다.

전 금융권의 최우선 과제인 디지털 전환은 함 부회장의 회장직으로서의 역량을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앞서 김정태 회장은 연초 “우리는 종합금융그룹으로서 훨씬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시가총액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냉혹한 평가를 받고 있다”며 “덩치만 큰 공룡은 멸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김 회장과 함께 최고위 경영자로서 호흡을 맞춘 함 부회장도 하나금융의 비전으로 제시한 ‘비욘드 파이낸스’를 추구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강점의 레벨업 ▷디털퍼스트 ▷리딩 글로벌 등 3개의 키워드를 지목하고 업의 경계를 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함 후보는 다음 달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임기 3년의 하나금융그룹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김정태 현 회장은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임기가 종료된다.

■함영주 약력 ▷66세 ▷단국대 회계학과 졸업 ▷서울은행 입행 ▷하나은행 충남·대전지역본부장 ▷대전영업본부 부행장보 ▷충청영업그룹 부행장 ▷하나은행장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nature68@heraldcorp.com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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