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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대 너무 컸나…실망감 커진 카카오 ‘새 주주환원’
3000억 자사주 매입 소각
남궁훈 15만원 목표 제시

카카오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했다.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주주환원 규모는 기대에 다소 못미친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전날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15만원의 주가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번 주주환원으로 그에 도달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카카오가 내놓은 ‘지속적인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은 2023년까지 별도재무제표 기준 연간 잉여현금흐름(FCF)의 5%는 현금배당으로, 10~25%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사용하겠다는 내용이다.

올해는 액수로 각각 230억원과 3000억원이다. 시가배당률은 0.05%이고, 자사주 매입규모는 현재 시가총액의 0.75% 가량이다.

일반적으로 카카오와 같은 고성장주는 주주환원정책보다는 지속적인 기업 성장과 그에 따른 주가 상승으로 주주에게 보답한다.

카카오의 이날 주주환원정책 발표는 그간 경영진의 스톡옵션 조기 행사에 따른 도덕적해이 논란 등으로 성난 주주를 달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도 주주환원정책에 쓰일 재원의 근거를 FCF로 명시해 기업 성장을 위한 투자가 주주환원보다 우선임을 못박았다. FCF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서 대규모 설비투자는 뺀 것으로, 배당성향을 판단하는 당기순이익보다 기업 입장에선 주주환원을 좀더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6월 17만3000원의 고점 이후 빠르게 하락해 8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남궁 대표 내정자가 제시한 15만원이 되려면 28조원 가량 시총이 커져야 한다.

발표 카카오 주가는 상승했지만 인플레로 인한 금리상승으로 고성장주의 가격이 재조정되는 상황에서 얼마나 반등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카카오 관련 보고서를 낸 11개 증권사 가운데 9곳이 지난달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9.4%~21.2%씩 내렸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줄곧 하락해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서재연 미래에셋증권 갤러리아WM 상무는 “시장이 좋으면 남궁 대표 내정자의 발언이나 자사주 소각 등이 굉장히 호재가 되겠지만 지금은 영향이 매우 미미하다”고 꼬집었다.

정부의 플랫폼 산업에 대한 규제가 지속되는 것도 카카오 투자엔 악재다.

조인호 NH투자증권 상무는 “근본적으로 플랫폼 규제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되는 부분이 가장 크다”며 “시장 전반적으로 플랫폼주에 대해 관심이 확 올라가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아 주가가 회복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우영·김현경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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