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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외변수+고물가…글로벌 공급망 정상화 수년 걸린다
국제유가·해상운임·곡물가 고공행진
수요 회복세 따른 원자재·공급망 불안에
금리인상 등 금융불안 리스크도 최고조
컨선 부족 국제 물동량 회복도 머나먼 길
창고·트럭 운전사 추가 확보 최소 수개월
우리 국민이 체감하는 유가가 이미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급등과 원화 가치 급락(원/달러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2일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 기준인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소 기준)은 지난달 28일 기준 배럴당 87.58달러를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

글로벌 사회도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점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원자재 가격과 해상운임,세계 식량지수 등이 올들어 최고치를 경신하고, 이에 대응한 각국의 금리인상 등에 따른 금융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특히 오미크론 대확산 속에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 경제 정상화를 시도하면서 고물가 리스크가 당분간 지속됨은 물론, 글로벌 수요 확대로 인한 공급망 정상화 시기도 불투명한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장기화하고 해상 운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이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 치명적인 악재다.

1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ℓ(리터)당 1691.8원으로 전주보다 24.2원 올랐다. 최근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지난달 셋째 주부터 계속 상승 중이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12월 초까지만 해도 저점을 형성했으나, 연말부터 지정학적 변수 영향으로 급등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2014년 10월 이후 7년3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지난주 배럴당 90.3달러로, 전주보다 1.6달러 오르며 90달러 선을 돌파했다. 지난 12월 2일 기록한 단기 저점인 69.13달러와 비교하면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30달러가량 오른 것이다.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이처럼 큰 폭으로 오른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과 아랍에미리트(UAE) 석유 시설 드론 공격 등 지정학적 변수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국제유가 급등은 우리경제에 치명타다. 지난달 수출이 1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였음에도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지난달 무역수지는 48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이는 역대 최대 무역적자폭이다.기존의 최대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월의 40억4000만달러였다. 또 지난해 12월(4억5200만달러 적자)에 이어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적자 원인은 주요 에너지원의 원가 급등로 에너지원 수입 증가액만 무역적자의 2배 가까이 되는 규모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년은 해외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며 글로벌 공급망을 위협했다면, 지금은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앞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확대가 원자재·공급망 불안을 증폭시킨 양상이라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운운임 추이를 보여주는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가 지난달 7일 역대 최고인 5106.6을 찍은 상황이다. 선박 부족도 단시간 내에 해결할 수 없다. 글로벌 해운 리서치 기관인 클락슨은 올해 물동량이 4% 늘어나는데 선복량은 2%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환율 역시 현 상황에서 우리경제에 불리한 쪽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크다.원/달러 환율의 급등은 가뜩이나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수입물가의 상승을 의미한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다 보니 외국에서 물건을 사올 때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해 국내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현재 물가 상승률이 3% 후반임을 고려하면 언제든지 4%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이 회복돼야 각국이 생산 활동을 정상화하고 물가 시름을 덜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수 있지만, 그 시기는 불투명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공급망 정상화를 위해서는 투자와 기술, 창고·트럭 운전사 추가 확보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 ‘제로 코로나’(무관용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완화하면 산업활동 정상화 속도가 빨라지겠지만 오미크론이 대유행하면 또 한차례 글로벌 공급망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석유와 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더욱 뛰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다시 한번 크게 휘청거릴 수 있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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