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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쇼크’ 예고한 한은…2.0%→3.1%로 상향조정
경제성장 전망은 3% 유지
물가 ‘3%대’ 10년만에 처음
생산자물가지수 역대 최고치
수출 경기 전망은 긍정적
국제유가 상승이 최대 변수

한국은행이 24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3.1%로 대폭 상향조정하며 ‘물가쇼크’를 예고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 2.5%를 넘어서는 것일 뿐더러, 2011년 4.0%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다. 그러나 기준금리는 두 차례 연속 인상에 부담을 느낀 듯 동결로 결정했다. ‘물가안정’이 통화정책의 목표임을 감안하면, 선제적 인상에 따른 숨고르기로 연내 추가 두 차례 이상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관련기사 14면

한은은 이날 종전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3.0%는 유지했다. 다만 시장에선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성장률 역시 새로 쓰여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을 당시 근거인 연평균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73달러는 1월 83.47달러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10년만에 3%대 물가상승률 전망치=한은이 당해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대로 내놓은 것은 2012년 4월 3.2%(2012년 상승률 전망치)가 마지막이다. 10년 만에 3%대 상승률 전망치가 다시 발표된 것이다.

이는 기존 시장 예측치를 뛰어넘는 것이기도 하다. 당초 한은은 하반기 이후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 해소 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주열 총재도 1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수준(2.5%)를 웃도는 2%대 중후반에 이를 것”이라며 “물가가 상반기까지 3%대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한달 만에 예상을 넘어선 3%대 물가상승전망률을 내놓으면서, 더 강한 물가상승 압력을 예고하게 됐다.

실제 물가는 연초부터 강하게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3.6% 올라가면서 4개월 연속 3%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소비자물가에 선행되는 생산자물가지수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문제는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는 데 있다. 계절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 농식품류와 일시적 외부 충격으로 가격 등락이 심한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폭도 10년래 최대치기 때문이다. 1월 근원물가는 2012년 2월 이후 10년 만에 3.0%가 상승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 근원물가 상승률은 1.8%였다.

한은은 최근 발간한 ‘물가상승압력 확산 동향 평가’에서 “근원품목 중에서도 특히 외식품목의 물가상승 확산세가 뚜렷하고, 글로벌 공급병목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도 자동차·가구 등 일부 내구재를 중심으로 점차 커지고 있다”며 “이런 최근 물가상승 확산세는 과거 물가 급등기 수준을 다소 상회한다”고 밝혔다.

▶3% 성장률, 수출 경기전망 좋아…오미크론 등 변수=이날 물가상승률은 대폭 끌어올렸지만,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3.0%를 그대로 유지했다. 수출 호조, 펜트업 소비 가능성, 재정정책 지원 효과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수출 경기 전망이 긍정적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등의 영향으로 코로나19 일일 확진자수가 20만명 돌파를 앞둔 만큼 낙관은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으로 에너지 수입액이 증가하면 무역수지 적자가 악화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1월 무역수지는 역대 최대 규모인 48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2월 1∼20일 무역수지 적자도 16억7900만달러를 나타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대비 13.1% 증가했으나 수입액이 더 컸던 영향이다. 2월 수입액은 360억달러로 수출액 343억달러를 넘어섰다. 1년전 15억달러보다 크고 전월 동기(1월1일~20일) 55억달러 적자보단 폭이 줄었다.

다만 경상수지 적자로까지 확대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올라가면 무역수지 적자는 확대될 수 있다. 다만 경상수지 적자는 상품수지 비중을 감안할 때 확대될 가능성이 적다”면서 “우리나라가 원유를 전량 수입하지만, 석유제품 교역에 있어 순수출국이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기조적인 경상적자까지는 유가가 상승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한은은 2023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성장률은 각 2.0%, 2.5%로 예상했다.

성연진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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