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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공행진하는 물가에도 기준금리 묶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 마지막 금통위
두달 연속 인상에 부담 된듯
물가는 오르지만 집값은 안정
자본유출 가능성 아직은 낮아
‘금리 동결’로 8년 임기 마무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다. 물가가 거세게 오르는 상황이지만, 전달 금리 인상을 단행한 점과 집값 상승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총재는 이번 금통위 주관을 마지막으로 총재직에서 물러난다.

한은 금통위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1.25%로 동결했다. 한은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지난달 금리를 올린 영향과 물가 압박 속에서도 집값이 안정세를 찾아가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가 압박에도 기준금리 동결=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1%에서 1.25%로 0.25%포인트(p) 올렸다. 사상 최저 수준인 0.5%까지 갔던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 이후 3차례(0.75%p) 인상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다. 미국과 금리 차는 1%p를 유지 중이다.

전문가들은 직전달 인상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은 만큼, 이달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는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1월에 올렸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이 더 빠르게, 급하게 금리를 올리면 문제가 되겠지만 아직은 1%포인트 차이가 나기 때문에 경험적으로 보면 자본유출 가능성도 아직까지는 낮다”고 설명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도 “물가 압력이 심한 편이긴 하지만 한은 총재가 바뀌는 상황인 만큼 금리를 올리기 어렵지 않았나 싶다”고 분석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지금 금리가 코로나19 직전 수준이니 한 템포 쉬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두 축(물가, 금융불균형) 중 치솟는 물가와는 달리 집값이 어느정도 안정세에 돌입한 것도 금리 동결 배경 중 하나다. 한은은 지난해 8월과 11월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가계부채 급증으로 누적된 금융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주택담보대출 영향이 큰 가계빚 증가율은 최근 2분기 연속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상반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하다. 앞서 1월 금통위에서도 금통위원 6명 중 3명이 금리 인상 필요성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당시 일부 위원은 “통화정책 정상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1월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9% 오르며(114.24)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막내린 이주열 시대…차기 총재는 학자출신 거론=2014년 4월부터 8년간 한은을 이끌어온 이주열 총재도 이번 ‘동결’ 결정을 끝으로 마지막 금통위 주관을 마쳤다. 코로나19로 인해 0.5%까지 기준금리 내리기도 했지만 1.25%로 마무리한 셈이다.

차기 총재로는 학자 출신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이 대표적이다. 한은 총재가 BIS 이사회 이사를 맡는다는 점도 신 국장의 총재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동철 KDI 교수도 후보군으로 언급된다. 이승헌, 윤면식 등 한은 출신과 조윤제, 임지원 금통위원도 한은 총재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3월 말 임기가 끝나는 만큼 대선 이후인 점을 감안해 김소영, 하준경 교수 등 대선캠프 출신 인사도 총재 후보로 꼽힌다.

차기 총재는 4월 금통위부터 주관할 예정이다. 차기 총재가 취임하자 마자 금리를 올리기에는 위험부담이 있는 만큼,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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