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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경영진에 성과급 잔치…배당성향은 크게 줄어
주총에 보수한도 증액 안건도
직원 상여금도 대폭 증가 예상
순이익 대비 주주몫 계속 줄어
주가부진에 시가배당율 ‘착시’

[헤럴드경제=박이담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호실적을 바탕으로 이사진 보수를 크게 올리는 등 실적 잔치를 준비 중이다. 직원들에도 상당한 성과급 지급이 예상된다. 반면 주주들 몫인 배당성향은 2년전 대비 절반수준까지 낮아져 대조적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의 지난해 등기 이사 보수 지급액이 수십억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의 지난해 등기 이사 보수 지급액은 85억6000만원으로 직전 해(57억8000만원)에 비해 30억 가까이 증가했다. 메리츠증권도 지난해 등기 이사들에게 48억원을 지급하면서 직전 해(35억2000만원)에 비해 약 13억원이 늘었다.

삼성증권과, 현대차증권도 등기이사 보수로 각각 47억8000만원, 15억9000만원을 지급하면서 직전 해보다 8억4000만원, 4억4000만원 증가했다.

이사 1인당 평균 보수액도 껑충 뛰었다. 이사수에는 보수 1억원 미만인 사외이사가 절반이상이다. 사내이가가 받는 액수는 평균치 보다 훨씬 더 많다고 봐야한다.

지난해 대신증권은 이사 8명이 85억6000만원을 받으면서 1인당 평균 10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2020년 8억3000만원에서 약 30% 가까이 폭증한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등기 이사 보수 지급액은 직전 해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등기이사가 8명에서 7명으로 줄면서 1인당 평균 보수액은 8억4000만원에서 9억3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이밖에 메리츠증권과 삼성증권의 지난해 등기이사 평균 보수액이 8억원 내외를 기록했다. 두 증권사 모두 2020년 이사 평균 보수액은 5억원대였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이사진 보수 상향만큼이나 주주환원에는 힘쓰지 않는 모습이다. 주당 배당금은 늘어난 듯 보이지만, 배당성향은 최근 3년 연속 내리막이다. 2월말까지 주총 안건을 공시한 5개 증권사들의 평균 배당성향은 19.9%로 전년의 35.3% 보다 낮고, 그 전년의 38.8%과 비교하면 절반수준이다. 특히 메리츠증권은 배당금 총액이 3분의1 가까이 줄었다. 배당을 축소하고 자사주 매입과 소각으로 주주환원에 나서는 방향으로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최근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가배당률은 높아보이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증권사들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면서 주식시장 불안에 직격탄을 맞은 증권주 투자심리는 얼어붙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의 KRX증권 지수는 750선에도 못미치고 있다. 지난해 연말만 해도 830선 내외였지만 두달여만에 10% 넘는 낙폭을 보인 셈이다.

parkid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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