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에로플로트와 로시야 등 러시아 항공사 소속 여객기들이 지난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2주 동안 러시아 모스크바 노선 운행을 멈춘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매주 목요일 운항하던 인천~모스크바 여객 노선은 이달 10일과17일 중단된다.

인천에서 출발해 모스크바를 경유하는 유럽행 화물기는 이달 18일까지 모스크바를 경유하지 않고 바로 유럽 목적지로 운행된다.

대한항공은 모스크바 공항에서의 연료 보급이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돼 러시아 노선 항공편이 결항된다고 설명했다.

운항 중단 이유가 정부 제재 때문은 아니어서 대한항공의 인천~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은 예정대로 오는 8일과 22일 정상 운항한다.

대한항공은 현지 급유회사로부터 연료 보급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은 상황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항공유 등의 연료 보급에 차질이 생긴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이달 18일까지 러시아 노선 운항이 중단되지만 결항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대한항공은 인천~모스크바~프랑크푸르트~인천, 인천~모스크바~암스테르담~스톡홀름~인천 노선 등 모스크바 경유 유럽행 화물 노선을 주 4회 운행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추후 현지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는 한편 변동 상황에 맞춰 운항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달 20일까지 모스크바 경유 없이 유럽으로 바로 화물기를 운항한다.

아시아나항공은 러시아 여객 노선은 운항하지 않고 있고, 모스크바를 경유하는 유럽행 화물 노선은 현재 주 7회 운항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 하늘길은 좁아지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국가들이 자국에 대해 비행 금지 조치를 내리자 이에 맞서 영국, 독일, 핀란드 등 36개국 항공사들의 러시아 노선 운항을 제한한 상태다.

이 영향으로 유럽 항공사들의 인천 노선 운항도 결항되거나 축소됐다. 핀에어는 주 4회 운항했던 인천~핀란드 헬싱키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루프트한자는 남쪽 우회 항로를 이용하는 상황이다.

일본항공(JAL) 등 일본 항공들도 일본과 유럽을 잇는 항공기들이 러시아 상공을 통과하지 않도록 비행경로를 바꾸기로 했다.

유럽과 동아시아 항공편들이 우회 항로를 이용하게 되면 기존보다 비행시간이 2시간 30분가량 더 걸린다.

러시아는 한국 항공기 운항은 금지하지 않은 상태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유럽 항공편 운항 때 러시아 영공을 비행할 수 있다.

다만 한국 정부가 미국과 EU(유럽연합)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대(對)러시아 제재에 동참함에 따라 앞으로 러시아가 한국 항공사에 대해서도 비행을 금지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