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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셋값이 집값보다 1억원 더 비싸네?”…‘마이너스 갭’ 줄이어 [부동산360]
갭투자 상위 4개 지역서 ‘마이너스 갭투자’ 다수
싸게 산 뒤 비싼 전세 놓아…여차하면 깡통전세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높은 전세가율이 뒷받침된 아파트를 소액의 차액(gap)를 지불하고 매수하는 것을 ‘갭투자’라 불러왔다. 하지만 최근 갭투자자가 집값보다 높은 전셋값에 세입자를 받아 역으로 돈을 받는 구조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갭투자가 집중적으로 늘어난 지방에서 이른바 ‘마이너스 갭’ 거래가 다수 포착됐다.

5일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포항시 북구 학잠동 ‘학잠보성 아파트’ 59㎡(전용면적)는 지난 1월 10일 1억3200만원에 손바뀜됐는데, 그로부터 11일 후인 21일 2억2900만원에 새로운 전세계약을 맺었다. 집을 매수한 뒤 전세 세입자를 맞춰 들인것인데 오히려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 아파트 전셋값은 매맷값보다 무려 1억원에 가까운 9700만원 더 비싼 상태다.

만약 전세시세가 하락하고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줄 능력이 되지 않을 때에는 꼼짝없이 ‘깡통전세’가 벌어질 수 있다. 그런데도 이와 같은 거래 형태가 갭투자 증가 상위 지역에서 다수 포착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5일 오전 기준) 올해 1월부터 최근 3개월간 갭투자 증가지역 1위는 경남김해(93건)로 조사됐다. 뒤이어 경기 평택(74건), 강원 원주(74건), 경북 포항 북구(72건)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갭투자 여부는 매매 이후 수일 내로 전세를 새로 맞춘 경우로 구분했다.

김해시에선 마이너스 갭투자가 무려 29건이었고, 매맷가와 전셋가가 동일한 거래도 9건 나왔다. 마이너스 최대 폭은 8650만원으로, 마찬가지로 1억원에 근접했다. 평택시 신장동 동영센트럴타워 46㎡은 1월 6일 1억300만원에 매매됐는데, 한 달 뒤인 2월 6일 1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서를 썼다. 이 아파트는 1호선 송탄역 바로 앞에 위치한 98가구짜리 나홀로 단지다.

원주에서도 단계동 세경3차 아파트 59㎡가 1월 17일 9000만원에 팔렸지만 보름 뒤인 2월 3일 1억2000만원에 전세입자를 들였다. 이 아파트 또한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저가 아파트로 갭투자자를 다수 끌어모은 바 있다.

업계에선 마이너스 갭투자는 이들 지역의 전셋가 상승률이 매맷가 상승률을 상회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지난해 연말부터 대출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전반적인 주택 매수심리가 쪼그라들면서 매매가는 소폭 하향 조정됐다. 즉, 가뭄에 콩나듯 이뤄지는 매매는 갭투자자인 경우가 대다수이고, 이들이 갭을 줄이기 위해 전셋값을 올리는 작용이 반복된 결과라는 것이다.

한편, 전세를 찾는 수요는 끊기지 않기 때문에 깡통전세의 위험성을 인지하고서도 어쩔 수 없이 세입자들이 집을 구하는 중이라는 설명이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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