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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지주 회장 보수 ‘주가’가 쥐락펴락
지배구조·보수체계 보고서 보니
김정태, 주가 연동한 성과급 감소
조용병, 여론 의식 성과급 못챙겨
윤종규도 전년보다 9억원 줄어
해외 IR 등 주가부양 적극적 행보

금융지주 회장들이 지난해에도 최소 8억원에서 최대 24억원에 이르는 연봉을 수취했다. 다만 전년 대비로는 챙겨간 연봉이 적었다. 대출자산 성장 등 전반적인 실적 개선에도 부진한 주가 등이 성과급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사회적 여론을 고려해 성과급 수취를 미룬 곳도 있었다.

지난 5일 신한·하나·KB금융지주가 공시한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많은 연봉을 수취한 인물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으로 나타났다. 김 회장은 성과급 15억1000만원을 포함해 총 24억원의 보수를 챙겼다. 2012년 그룹 회장직에 오른 그는 이달 10년간의 임기를 마친다.

수십억원의 보수에도 1년 전에 비해서는 가져간 연봉이 크지 않았다. 직전년에는 성과급 17억9000만원을 포함해 총 26억3000만원을 수취했다. 2억3000만원이 줄어들게 된데는 주가가 영향을 미쳤다. 주가가 예상보다 저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장기성과급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지주의 최근 주가는 4만6000원대로 2018년 5만원대 수준을 좀체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임원의 경우 총보수에서 성과보수가 차지하는 비율이 50% 이상이다. 단기성과급은 그룹의 재무성과, 비재무지표 등에 영향을 받는다. 장기성과급의 경우 성과연동주식보상제도(Performance Share Plan)로 3년간의 그룹사 성과와 상대적주주수익률 결과 등에 따라 최초 부여된 주식 수량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연동된다. 장기성과급 지급 이전에 손실이 발생하는 등 환수사유에 해당되면, 정해진 기준에 따라 환수해 성과와 보수를 연계하는 구조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총 보수 17억3000만원을 받았다. 이중 성과급은 8억8000만원이다. 전년 26억6000만원(성과급 18억6000만원)보다 9억원 가량 감소했다. 2020년의 경우 회계차이 등으로 장·단기 성과급이 한번에 지급된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3년 단위로 장·단기 성과급이 동시에 지급되는 경우가 생긴다”며 “주가 포함해 여러 성과에 영향을 받지만, 기본급 등은 예년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8억원의 연봉을 챙겼다. 2020년 성과급 5억원을 포함해 13억원을 받은 것보다 대폭 줄어든 수치다. 조 회장의 경우 성과급 책정은 됐으나, 내부 판단에 의해 성과급을 이연하자는 결론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이 배경에는 채용비리 재판 등 개인적 이유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각 금융지주들이 대출 성장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내면서 업계 안팎으로는 ‘이자장사’라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또한 주가 부양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각 금융지주 회장들이 최대 실적에도 성과급을 많이 챙겨가지 못하게 된데는 부진한 주가 등 여러 경영 지표가 한 몫 했다”며 “올해 회장들이 해외 IR 등 목표를 세우며 주가 부양 의지를 다지는 것도 이런 배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그룹은 오는 25일 주주총회 후 사업보고서를 통해 손태승 회장의 연봉을 공개한다.

서정은·박자연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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