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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조정기? 연일 ‘천장 뚫는’ 국민평형
초양극화 치닫는 주택시장
올들어 84㎡ 신고가 줄이어
거래절벽속 아리팍 ‘역대최고가’
강서·광진서도 대출금지선 뚫어
지역·단지별 차별화 장세로 개편
고가 아파트는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가 여전한 데다 대출 규제나 금리 인상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 ‘그들만의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서울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의 모습. [카카오맵 캡처]

최근 전국적인 집값 조정 흐름 속에서도 고가 아파트 시장에선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면적 84㎡의 ‘천장 뚫기’가 계속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고가 아파트는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가 여전한 데다 대출 규제나 금리 인상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 ‘그들만의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84.75㎡(이하 전용면적·5층)는 지난달 11일 25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주택형의 직전 최고가는 지난해 12월 23억원(11층)이었는데, 올 들어 2억4000만원 뛴 가격에 손바뀜한 것이다.

이 단지는 지난해 8월, 고가 아파트가 몰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성동구 성수동에 이어 국민평형이 25억원을 돌파한 거래가 나온 단지로 주목받았다. 이번에 신고가에 거래된 매물과 면적은 동일하지만 다른 주택형인 84.91㎡가 당시 25억원에 팔린 바 있다. 강남과 여의도, 용산 등과 가까운 한강변 신축 단지라는 점에 더해 일대 낙후지역이 정비사업을 통해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아파트값에 반영됐다는 게 일대 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한강변 최고가 아파트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해가 바뀌자마자 국민평형의 역대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이 단지 84.95㎡(8층)은 지난 1월 21일 46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주택형 11층 매물이 지난해 11월 45억원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2개월 만에 1억6000만원 뛰었다. 이는 전국 아파트 국민평형 중에서는 역대 최고가로, 3.3㎡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1억3705만원 수준이다.

이처럼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 국민평형의 천장 뚫기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에만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라클래시’(84.99㎡·23층)가 33억9983만원,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신반포팰리스’(84.49㎡·9층)가 31억6000만원, 내곡동 ‘서초포레스타2단지’(84.87㎡·10층)가 17억5000만원에 각각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런 흐름은 강남권 일부 단지만의 얘기는 아니다. 비강남권에서도 국민평형이 대출금지선(15억원)을 뚫은 사례가 속속 등장했다. 지난달 거래건 중 강서구 마곡동 ‘마곡엠밸리6단지’ 84.99㎡(3층·16억5000만원), 광진구 자양동 ‘자양10차 현대홈타운’ 84.46㎡(10층·15억5000만원) 등이 그 사례다.

성동구 금호동3가 ‘금호자이2차’ 84.97㎡(21층·16억2000만원), 동작구 ‘힐스테이트 상도 프레스티지’ 84.95㎡(13층·15억9700만원) 등은 지난해 8~9월 같은 면적의 다른 주택형이 15억원 이상에 거래됐는데 이보다 고점을 더 높였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에 더해 대선을 앞두고 관망세가 확대되면서 아파트 거래가 급감하고 집값도 조정을 받고 있지만, 기존에도 대출이 한 푼도 나오지 않았던 고가 아파트 시장은 ‘나 홀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금 부자와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로 움직이는 시장이기에 대출 규제나 금리 인상의 영향도 덜 받는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시각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대체 불가 입지나 입주물량이 부족한 지역은 거래 가능한 매물도 적은 상황”이라며 “모든 지역과 모든 주택 유형이 다 같이 오르는 시장은 저물고 지역·단지별로 매도·매수우위 시장이 나뉘면서 초양극화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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