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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헤지 여부가 은행펀드 희비 갈랐다
우크라 사태에 원달러 환율 급등
안전자산 선호심리 더욱 강해져
환율상승 추세 당분간 이어질듯
언헤지 수익률 쑥, 헤지형은 뚝
1년수익률 최대 10%포인트 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금융시장에 불안을 낳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달 24일 1200원을 넘어선 이후 줄곧 상승압박을 받고 있다. 급기야 원/달러 환율은 8일 1232원대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1230원대를 나타낸 것은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 5월 말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더욱 두터워 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환율이 단기적으로는 1250원을 넘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수익 방어에도 비상이 걸렸다.

▶환헤지 여부가 가른 펀드 수익률…달러 강세엔 ‘언헤지’=최근 급격한 환율 상승으로 희비가 엇갈린 건 해외펀드 투자자다. 환율 차이로 환헤지 펀드와 언헤지 펀드 간 수익률이 크게 엇갈리면서 수익률이 5~10%씩 차이나는 경우가 부지기수로 늘고 있다.

8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미국펀드 중 환헤지형과 언헤지형 비교가 가능한 펀드를 분석한 결과 언헤지형의 최근 3개월 및 1년 수익률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게는 1~2%에서 6개월 및 1년으로 갈수록 수익률 격차가 최대 10%포인트 가까이 났다.

환헤지는 환율 변동으로 인해 생기는 외화표시자산의 가치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자산 일부를 선물환계약 등 파생상품에 투자한다. 환차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어 비용 부담에도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선호한다. 환헤지 비용은 수수료가 아닌 비용처리 돼 기준가에 녹아있지만, 부담이 만만치 않다. 펀드별로 적게는 0.5%부터 2%까지 들어가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팔았던 펀드 상당수가 과거에는 환헤지 상품이었다. 다만, 최근처럼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오를 경우 펀드를 매도할 때 돌려받는 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

이와 달리 언헤지형은 환율 변동에 노출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를때 유리하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0원일 때 펀드에 1000만원을 넣으면 1만달러만큼을 매입할 수 있는 식이다. 이후 원/달러 환율이 향후 2000원으로 올라 매도할 경우에는 2000만원을 챙길 수 있다. 역으로 원/달러 환율이 내려갈 경우엔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헤지형과 언헤지형 펀드 수익률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 중이다. 대표적인 미국펀드인 ‘AB미국그로스증권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의 경우 지난 4일 기준 최근 3개월 및 1년 수익률이 각각 -10.58%, 10.47%인 반면 언헤지형은 -8.72%, 17.76%로 차이가 난다. 이밖에 ‘삼성미국코어주식증권자투자신탁’,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증권자투자신탁(주식)’ 등도 언헤지형 수익률이 기간별로 2%에서 10% 가까이 벌어졌다.

헤지형과 언헤지형의 급격한 차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로 인해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커지면서 달러가 연일 강세를 보인데서 기인한다. 이날도 환율은 1232원으로 출발해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사들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가능성으로 단기적 달러강세, 원화약세 압력이 불가피해 원/달러 환율이 1250원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는 상태다. 당분간 수익률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달러 추가 투자는 위험…자칫하면 환손실 떠안을수도=다만 지금 추가적으로 언헤지형에 투자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오를 것을 감안하더라도 속도나 폭에 제한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외환당국 또한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에 구두개입에 나선 상태다. 향후 지수가 반등해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경우 환손실을 떠안아야 할수도 있다. 기존에 투자한 경우라면 현재 달러 흐름이 추가 수익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추가 투자를 원할 경우 시점을 보고 투자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장기적으로 생각할 경우 헤지형에 투자하거나, 단기간 환차익까지 노리고 싶다면 언헤지로 펀드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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