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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가주택 실수요는 여전…거래한파에도 빌라시장엔 온기
거래 줄었지만 내림폭 제한적
2월 가격상승폭도 다시 커져
서울 양천구 신월7동 빌라촌 일대의 모습.

주택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아파트 대체재인 빌라(다세대·연립주택)를 시장이 상대적으로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역대급 과열 양상을 보였던 작년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크게 위축됐으나, 내 집 마련 수요에 재개발 추진 지역으로는 투자수요가 유입되면서 손바뀜이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주춤했던 가격 상승세도 지난달 다시 보폭을 키웠다. 시장 관망세 속에서도 시장 수요가 비교적 저렴한 빌라로 쏠리는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2792건으로 지난해 12월(3375건)보다 17.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거래량도 이날 기준 1366건으로 잠정 확인됐다. 아직 신고기한이 남아 있지만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었던 지난해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다만 최근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을 고려하면 빌라의 경우 비교적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대출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 등으로 주택 매수심리가 쪼그라든 데다 대선을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거래절벽 현상은 심화되는 추세다.

실제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1월 거래량을 보더라도 1082건으로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06년 이래 가장 적었다. 이날까지 신고된 지난달 거래량도 424건에 불과하다. 2월 거래량이 1000건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매수세가 실종된 아파트와 달리 빌라시장으로는 수요가 어느 정도 유입되고 있다.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가격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월 서울의 연립주택 매매가격은 전달 대비 0.45% 올랐다. 1%대 상승률을 기록했던 지난해 9~10월과 비교하면 절반도 채 안 되지만 직전 달인 1월(0.24%)보다는 0.2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23%에서 0.09%로 쪼그라들었다.

빌라시장으로는 실수요자 중심의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과열 양상은 사그라들었지만 주택 실수요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기에 비싼 아파트 대신 빌라를 선택하는 실수요가 유지될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빌라의 경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개발 호재가 있는 곳으로는 투자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빌라시장에는 재개발 투자수요도 있지만 너무 비싼 아파트 대신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가 많이 유입되고 있다”며 “저가 주택 실수요 위주의 주택시장 거래 패턴이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빌라시장은 아파트시장을 후행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빌라도 결국은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빌라는 아파트보다 감가상각이 크고 선호도가 낮아 환금성이 떨어지는 등 시장 변동성에 취약한 편이라 가격 조정 시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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