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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지나자 급증하던 매물 줄었다…1기 신도시는 문의 ↑ [부동산360]
기류 변한 서울·수도권 부동산
단기적 집값 상승 예측한 집주인들 매물 거둬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 아파트 매물 감소
1기 신도시 호가 오름세로 반전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 주택 시장의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기록적인 거래 절벽 현상 속에 급증하던 아파트 매물들이 감소세로 돌아선 데 이어,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아진 수도권 1기 신도시들의 매수 문의도 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도시정비 사업 규제 완화, 세금 부담 완화 등이 포함돼 있는 만큼 집주인들이 단기적으로 집값 상승을 예측하고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번 대선 후 5일간(3월 14일 기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광주광역시를 뺀 전역에서 매매 물건이 줄어들었다. 대선전까지 최근 1년 사이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아파트 매물이 크게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5일 사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제주도로, 957건에서 854건으로 10.8%나 매물이 들어갔다. 서울과 경기도도 각각 3.2%, 3.8% 매물이 거둬들여졌다.

서울 안에서도 25개 자치구 전역에서 아파트 매물의 숫자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서울내에서는 한강맨션 등 한강변 재건축 단지들이 즐비한 용산구가 927건에서 872건(5.5%)으로 매물이 가장 많이 줄었다. 그 뒤로 도봉구(5.2%)와 광진구(4.9%)에서, 또 강남구·서초구도 각각 4.2%, 4.3% 아파트 매물이 감소했다.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아파트값 상승을 기대하는 집주인들이 매도 시기를 늦춘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설명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후보가 승리하자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에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시장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진 1기 신도시 단지들을 중심으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일산 신도시의 모습. [연합]

이 같은 매물 거둬들임 현상은 1기 신도시와 강남 등 재건축 단지들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윤 당선인은 수요가 많은 서울 등 수도권에 양질의 주택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재건축 등의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사업 추진 기대감에 집값이 단기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1기 신도시의 수혜가 예상된다. 선거 기간 윤 당선인은 30만가구의 보금자리인 1기 신도시의 평균 용적률이 169∼226% 수준인데다 고밀 고층 아파트가 많아 노후 단독주택과 저층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 재정비 원칙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면서 특별법 제정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는 이 법에 정비사업 인허가 절차 간소화, 안전진단 제도 규제 완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완화, 용적률 상향 등을 담겠다는 구체적인 내용과 방향도 제시했다.

이같은 1기 신도시 정비사업 공약이 반영되며 재건축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 1기 신도시 일대에서는 대선 직전부터 가격이 들썩이는 양상을 보여왔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 서구 주엽동에 위치한 강선 14단지 두산아파트 전용면적 59.76㎡는 지난 1월 13일 5억원(2층)에 팔리던 것이 대선을 코앞에 둔 이달 1일 6억 900만원(14층)까지 올랐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공작아파트 전용 37.85㎡는 지난해 말 5억원대에 매매됐다가 올해 4억원 중후반대로 떨어졌으나 최근에는 호가가 5억∼5억5000만원으로 다시 올랐다.

박종혁 한국주택협회 팀장은 “노후 주택을 가진 사람의 경우 재건축 기대감과 세금 부담 완화 가능성이 높아지니 갖고 있는 게 이득이라 판단하는 것이 당연하다”라며 “당장은 정권이 바뀐 만큼 심리적 요인이 커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서울 강남권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선거에서 윤 후보가 당선되면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팔아야겠다는 집주인들이 많았다”라며 “특히 은마아파트 등 재건축 단지를 가진 집주인들이 단기적으로나마 집값이 오를 것을 예상하고 매물을 거둬들이는 전화를 해왔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매물 감소 현상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선 다소 회의적인 분위기도 감지된다.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양도세 중과 유예를 노리는 다주택자들이 많다”라며 “집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인식은 압구정 주민들 사이에서도 팽배하다. 이익실현 수요도 꽤 많다”라고 말했다.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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