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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후 주택시장…기대감 커진 매도자 vs. 요지부동의 매수자 [부동산360]
서울 한 아파트 단지 앞에 내걸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인사 현수막.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대통령 선거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 내 매도자와 매수자의 ‘동상이몽’ 양상이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부동산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심리로 일부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거나 매물 회수에 나선 반면 대출이 묶여있는 매수 대기자들의 얼어붙은 매수심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은 모양새다.

이에 급매물을 중심으로만 드문드문 이뤄졌던 거래까지 쪼그라들며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의 가시적인 정책 변화 움직임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시장 관망세가 더욱 짙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선 이후 서울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시장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정권 교체로 대대적인 규제 완화 등 부동산 정책 변화가 예상되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고 상황을 지켜보자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이다.

가파른 거래절벽에 꾸준히 늘어왔던 아파트 매물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 자료를 보면 5만건 수준까지 늘었던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대선 직후 4만건대로 내려앉았다. 여기에 낮췄던 호가를 다시 올리는 집주인도 하나둘 생기고 있다는 게 일선 중개업계의 전언이다.

노원구 상계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무래도 세금 등 부동산 규제를 풀겠다고 하니 가격이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특히 안전진단을 없애겠다고 한 건 재건축 추진 단지에는 호재라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집주인의 기대감과 달리 매수심리는 여전히 얼어붙어있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급매물이 일부 들어갔다고 하지만 직전 거래가보다 수천만원 저렴한 매물이 여전히 산재해 있는데 매수자가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양천구 목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매수자가 움직여야 거래가 되는데 움직이지 않는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고 대출 규제도 바뀌고 해야 본격적으로 움직이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일부 호가를 높인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대출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여력이 줄어든 탓에 이를 받아줄 매수자가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 실제 아파트 매수심리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7.0으로 2월 마지막주(86.8)보다 소폭 올랐지만 기준선(100)을 여전히 크게 밑돈다. 이 지수는 2019년 7월 이후 2년 6개월 만인 올해 1월 넷째 주 80대로 내려앉은 뒤 7주째 80선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선 새 정부 출범 이후 실질적인 세제 등 부동산 정책 변화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연초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특히 올해 들어 이어진 거래절벽 현상은 매수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컸는데 집주인들이 가격 상승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일 경우 그나마 이뤄지던 급매 거래마저 꺾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도봉구 창동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새 정부 취임 이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몇 개월 새 이미 가격이 하향세로 돌아섰고 지금의 관망세가 쉽게 풀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수석위원은 “새 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최소한의 거래도 하지 않는 거래 빙하기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공약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일관성 있는 후속조치가 이뤄져야 시장에 혼란을 주지 않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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