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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미크론에 우크라 사태까지…“수산시장 손님도 킹크랩도 실종”
킹크랩 한 마리당 30만원 호가
연어가격도 무려 50%나 올라
가격폭등에 “누가 사가나” 한숨
끊어진 손님에 자리비운 가게도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손님이 없어 한가한 모습이다. 신주희 기자

“요새는 킹크랩 한마리도 못 파는 날이 많아요”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킹크랩을 판매하는 최모(54) 씨는 이같이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한 마리에 30만원이 넘어가는데 누가 사가겠냐”고 반문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수산물 가격 폭등으로 수산물 시장 상인들이 시름을 앓고 있다. 이날 만난 상인들은 “킹크랩은 들어오지도 않고 손님들도 없다”고 입을 모았다.

뚝 끊긴 발길에 상인들 대부분은 앉아서 휴대폰만 들여다 봤다. 찾아오는 손님들이 없자 자리를 비운 가게에 킹크랩만 쌓여 있었다.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로 킹크랩 등 러시아산 수산물 수입이 어려워지자 킹크랩 가격이 1㎏ 당 13만원까지 치솟았다. 비싼 가격에 사가는 이가 줄어 상품성이 떨어지는 개체만 남았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1주차(2월28일~3월5일) ㎏당 9만7400원으로 전주(6만6200원)에 비해 47.1% 올랐다. 지난해 평균 가격인 5만7200원과 비교하면 70.2% 상승했다.

최 씨는 “이날 경매에 킹크랩이 딱 한마리 들어왔다더라”면서 “그마저도 대게 800㎏ 경매에 비실한 (킹크랩) 개체 한 마리가 딸려온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여기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까지 기승을 부리며 손님들 발길이 끊겼다. 그는 “킹크랩은 중국, 베트남, 태국인 등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많이 구매해 갔는데 코로나19 이후 관광객이 못 들어와서 문제”고 말했다.

대게와 킹크랩을 파는 상인 진영택(54) 씨도 “손님이 너무 없으니 매일 놀다가 집에 들어가는 수준”이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진씨는 “대선이 끝나면 기대감에 소비 심리가 되살아날 줄 알았는데 확진자도 쏟아지고 (수산물)가격만 비싸니 안 온다”고 말했다.

진 씨는 “요새 킹크랩은 비싼데 수율도 나쁘다”면서 “상태가 안 좋은 개체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들여 왔다”고 덧붙였다.

킹크랩뿐 아니라 노르웨이 수입 연어 가격도 뛰자 횟감을 파는 상인들 얼굴도 어두웠다. 이날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연어를 비롯한 모둠회를 파는 상인 A씨도 “연어 가격이 50%이상 뛰었다”며 “비싼데 손님들이 찾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산 연어는 대부분 러시아를 경유하는 최단 항공편으로 수입되는데, 러시아 영공 폐쇄로 우회로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항공 운임이 비싸지자 연어 가격이 폭등했다. 실제로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지난 14일 노르웨이산 생연어(1㎏)의 도매가는 2만4500원으로 3주 전(1만3100원)보다 80% 가까이 뛰었다. 그러나 오는 18일부터 연어 수입 노선이 늘어나면서 연어 가격은 4000원 가량 낮아질 전망이다. 진 씨는 “다음주부터 연어가격이 낮아질 것이라고 하니 기다려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해 수산물 가격이 오르자 이날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도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수산물 유통현황 점검 간담회를 마치고 동태를 살피기도 했다.

해수부는 현재 명태 등 주요 품목을 민관 합동으로 가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동향을 파악 중이다. 해수부는 이날 “아직까지 대(對)러시아 수산물 수입에 대한 대금 결제는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고 한·러 합작조업 물량 또한 정상 반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신주희 기자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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