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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도 주총 표대결 결국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나
대부분 최대주주 대비 열세
의결권자문사 영향력 제한적
국민연금 ‘반대’도 호응 적어
감사위원만 ‘3%룰’로 변수

[헤럴드경제=증권팀] 올해도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상장사들 곳곳에서 표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기관 투자자까지 발벗고 나서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표대결에서 실제 최대주주를 넘어 주주제안 안건이 통과되는 사례는 거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기업은 대부분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거나, 이들에 우호적인 내부지분율이 더 높은 경우가 많아서다. 지난해 주주제안 중 가결된 건 8건(5곳)으로 전체 제안의 6% 남짓에 불과하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장사(코스피+코스닥) 주주총회에 올라온 주주제안은 80여건이 넘는다. 지난해 127건에 비해 숫자는 다소 줄었지만 주주제안이 올라온 상장사는 30곳으로 지난해(31곳)와 비슷하다.

시장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2년만에 재대결을 벌이는 한진칼이다.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는 전자투표제 도입, 이사 자격 기준 강화와 함게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냈다. 하지만 KCGI와 동맹을 맺은 반도건설이 주주제안에 참여하지 않은데다 산업은행이 한진칼 측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KCGI의 승산은 낮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칼 지분율은 20.93%로 KCGI(17.41%)와 비슷하지만 산업은행(약 10%), 델타항공(약 13%) 등 우호지분을 합치면 KCGI를 크게 웃돈다.

금호석유화학도 단일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표대결을 이어간다. 배당 승인안, 사외이사 선임안 등이 안건이다. 외국계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라스루이스는 일찌감치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을 100% 찬성한다고 이날 밝혔다. 외국인 지분율이 20%에 달해 회사 측이 과반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감사로 곽준호 전 케이씨에프테크놀로지스(현 SK넥실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하는 안건을 제시하면서 이수만 회장 측과 위임장 확보 경쟁에 들어간 상태다. 다만 얼라인파트너스의 지분은 0.21%에 불과하지만 '3%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감사위원의 독립성 확보를 위해 2020년 12월 상법이 개정돼 감사위원을 선출할 때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은 3%로 제한된다. 때문에 소액주주 위임장 확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지난해 한국앤컴퍼니의 주주총회에선 지분율이 43.52%로 압도적인 조현범 사장을 누르고 조현식 부회장 쪽이 추천한 인물이 소액주주의 지지를 받으며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분리 선출하는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박경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외에서 환경이나 근로안전 등 ESG 관련 주주제안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며 "그동안 소외된 국내 소액주주도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데 눈을 떠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올해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경계현 DS부문장과 박학규 경영지원실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으나 모두 통과됐다. 이외에도 최윤호 삼성SDI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 효성 조현준 회장, 조현상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 등에 반대했으나 무난히 승인됐다. 국민연금은 신한지주 사외이사 전원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 해 신한지주 주총에서도 국민연금의 선택은 과반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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