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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시, 적자 자영업 빚 최대 58조 증가

[헤럴드경제=박자연·성연진 기자]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1862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증가폭은 1년전보다 7.8% 오르며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처분가능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년 전보다 확대되면서 가계의 채무부담은 커졌고, 특히 자영업자의 빚이 크게 늘었다.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연 10% 이상의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상품 관련 안내문. [연합]
가계빚 증가폭 줄었지만 1862조 사상 최대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가계부채(가계신용 기준)는 지난해 말 기준 1862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규모는 사상 최대지만, 전년 대비 7.8%가 늘며 증가폭은 둔화됐다.

한은은 신용대출 등 가계부채 관리 강화와 대출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증가율이 하락한 것으로 봤다. 주택거래 감소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주춤하고, 연말 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도 영향을 준 것으로 설명했다.

다만 가계빚 증가세 감소에도 채무부담은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처분가능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73.4%로 추정되면서, 1년 전보다 4.3%p 상승했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45.3%로 추정되는데 이 역시 주가 조정 등으로 금융자산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 채무 부담이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신용잔액은 2361조1000억원으로 추정되며 같은 기간 10.7%나 급증했다. 한은은 금융기관 기업대출이 1514조8000억원으로 늘고, 금리상승에 대비한 회사채 발행이 지난해 12조7000억원으로 전년(11조40000억원)보다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계와 기업 부채를 합한 민간신용은 명목국내총생산(GDP)대비 220.8%로 예상되며, 전년 말 대비 7.1%p나 상승했다.

적자가구 78만, 1년 내 유동성 위험 가구 빚 72조원

지난해 말 기준 금융부채를 보유한 자영업가구 중 적자가구는 약 78만 가구(전체 자영업가구의 16.7%)로 추정된다.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 이들 적자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는 177조원(전체 자영업가구 금융부채의 36.2%) 수준으로 집계됐다.

적자가구 중 금융자산으로 적자를 충당할 수 있는 기간이 1년 미만인 유동성 위험가구는 27만 가구, 이들의 금융부채 규모는 72조원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0년 3월말(59조원) 대비 13조원이 늘어난 것이다.

한은은 “업종별로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매출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더딘 숙박음식업 및 교육 등에서 적자 자영업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시, 적자가구 빚 최대 58조 증가

78만 자영업 적자가구의 빚 177조원은 정부의 대출 등 금융 지원 정책 종료시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이 올해 경기상황과 정부의 금융지원정책 변화 등에 대한 6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해 살펴본 결과, 정부가 자영업 대상 금융지원 정책을 일괄 중단할 경우 적자가구 금융부채는 올 한 해 39~58조원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성 위험가구의 금융부채도 31~41조가 늘었다.

일부연장을 가정 할 시엔 적자가구 금융부채가 21~39조원 증가하고, 유동성 위험가구 금융부채는 11~17조원이 늘었다. 일괄 연장을 가정했을 땐 적자가구 금융부채가 최대 18조원 증가하고 유동성 위험가구의 빚은 1~10조원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정욱 금융안정 국장은 “대출 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에 금융지원 연장은 자영업자의 상환 부담을 줄이고 단기적으로는 자영업자의 부실 위험을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금융 지원이 장기화될 경우에 이런 잠재 부실이 누적되는 부작용이 확대될 수 있고, 때문에 앞으로 자영업자 업황이나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차입자 약정 등을 면밀히 살피면서 단계적인 정상화를 함께 준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앞서 23일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 유예를 6개월 더 끌고 가기로 했다.

nature68@heraldcorp.com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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