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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뮬레이션해보니 세금폭탄…양도세 중과 기다리는 다주택자들
올 공시가로 보유세 높게 내야
마래푸·은마 84㎡ 보유세만 1억
버티기 속 ‘조세전가 가속’ 우려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정부가 발표한 세 부담 완화 방안이 1가구 1주택자로 한정되면서 다주택자는 올해도 높은 수준의 보유세 부담을 피해가지 못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가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에 집을 팔고 싶어도 양도소득세 부담에 쉽게 움직일 수 없는 만큼, 새 정부의 정책 변화를 기다리며 ‘버티기 모드’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다주택자에 집중된 세 부담이 임대료로 전가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부담을 덜게 된 ‘똘똘한 한 채’의 몸값만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24일 정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열람을 시작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전국 평균 상승률은 17.22%로, 역대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올해 공시가격 상승으로 늘어날 세 부담에 대해서는 1가구 1주택자에 한해서만 전년 공시가격을 적용해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다주택자는 지난해(19.05%)에 이어 올해 두자릿수로 급등한 공시가격과 이에 따라 늘어나는 보유세를 그대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의 분석을 보면, 보유한 부동산 자산의 공시가격이 비슷해도 2주택 이상 다주택자와 1주택자가 내야 하는 보유세 차이는 큰 편이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이하 전용면적)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 두 채를 소유한 다주택자는 올해 총 9913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한다. 전년 대비 늘어난 보유세는 2461만원이다. 이들 주택의 올해 공시가격은 각각 13억8200만원, 20억2600만원으로 산정됐다.

반면 한 채만으로 올해 공시가격이 36억1800만원에 달하는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114㎡는 전년 공시가격을 적용한 보유세가 3944만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늘어난 보유세는 185만원이다. 이를 사례에선 2주택자의 공시가격 합이 34억800만원이라 더 적지만, 보유세는 1주택자의 2배 이상을 내야 한다.

정부는 이번 보유세 부담완화 방안에서 다주택자에 대해선 ‘6월 1일 전까지 주택을 매각해 1가구 1주택자가 되면 전년 공시가격 기준으로 과세된다’면서 딱 1번 언급했다. 한마디로 ‘억울하면 집 팔라’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재산세의 경우 올해 2주택자 이상의 세수가 3311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통해 이번 세 부담 완화 방안에 따른 경감 혜택분 5651억원을 일부 충당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정부의 권고대로 집을 파는 다주택자는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유세 부담에 집을 팔고 싶어도 양도세 중과에 가로막힌 상황에서 올해까지는 보유세 부담을 어떻게든 감내하며 버티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백종원 NH농협은행 NH WM마스터즈 세무 전문위원은 “다주택자는 전년과 똑같은 상황을 또 한 번 겪게 되는 것인데, 당분간은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자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새 정부에서 양도세 중과 완화 방안이 어떻게 나올지를 보고 움직일 것”이라고 봤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적용을 2년간 유예하고 종합부동산세는 주택 수가 아닌 가액으로 바꾸는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시장에선 다주택자 대부분이 당분간 보유세를 내면서 버티기에 돌입하면 조세 전가 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와중에 세 부담 완화 대상에 포함된 ‘똘똘한 한 채’ 몸값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강력한 세제 정책이 장기화할수록 고가·양질의 주택을 한 채만 보유하려는 일명 ‘똘똘한 한 채’ 전략도 유효할 것”이라고 봤다. 양영경·이민경 기자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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