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금감원, 보험사 작심비판… “실손 적자 중에도 모럴해저드 상품 개발”
29일 업무설명회서 보험사 행태 비판
“과잉진료 조장 상품 경쟁적 개발 판매”
“단기 실적에만 몰두 장기 건전성 저해”
“임의로 보험금 안주고, 깍고, 계약해지”
보험 개발-영업-인수심사 감독 강화 예고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적자를 보고 있는 와중에도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는 상품을 개발해 스스로 건전성을 깎아먹고 있다고 금융감독원이 꼬집었다. 금감원은 상품 개발, 판매, 보험금 지급 단계에서의 관리 감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조한선 금감원 생명보험검사국 팀장은 지난 29일 ‘2022년 보험 부문 감독·검사 업무설명회’에서 보험사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단기 매출 실적에만 몰두해 모럴해저드를 유발하는 상품개발과 무분별한 보장금액 인상 및 인수 기준 완화로 보험사의 장기 건전성 저해가 우려된다”고 거론했다.

그는 “실손보험으로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음에도 다른 한편으로는 과잉진료와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는 보험상품을 경쟁적으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며 “부실 상품 개발 및 인수심사를 제어하기 위한 보험사의 내부통제체제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조 팀장은 또 “보험사가 약관 상 근거 없이 임의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 혹은 삭감하거나, 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부당하게 계약을 해지하는 등의 행위도 계속 적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강화된 금융소비자 보호 규제가 적용되고 있음에도 규제 자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면도 있고, 규제와 상관없이 실적에만 몰두하는 경우도 있어 제도가 제대로 안착됐다고 보기 힘들다”고도 말했다.

조 팀장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새로운 규제에 대한 대응도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일부 보험사는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이 악화돼 추가 자본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임직원들에게 두둑한 임금과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실손보험 적자가 향후 10년간 100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보험료 인상을 주장해 앞뒤가 안맞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금감원은 건전한 보험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보험상품 개발-영업-인수심사 단계별로 시장 질서 저해요인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또 보험금 지급 업무 공정성을 높이고, 새로운 규제제도에 대한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손보험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수치료, 백내장 등 비급여 의료비 보험금 심사 기준·절차를 합리화하고, 전 업무단계에 걸쳐 보험사기 유발요인을 사전에 통제한다는 방침이다. 구세대 가입자는 설계사를 통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4세대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고, 실손보험료 산출체계의 개선 및 공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또 전자금융업자나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등록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보험대리점 제도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또 30일 공개한 ‘2022년 디지털금융 감독방향’ 업무설명 자료에서 간편결제(페이)의 수수료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합리적 수수료 부과를 유도하고 공시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간편결제 수수료 인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사항이기도 하다. 윤 당선인은 소상공인 보호 측면이나 기존 카드사와 빅테크 간 규제 형평성 측면에서 수수료 규제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카드사 수수료는 3년마다 적격비용(원가)을 재산정해 정부가 규제하고 있다. 반면 간편결제는 이렇다할 규제가 없어 카드 수수료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

paq@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