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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노도강, 재건축 기대감만 높아져”…더 심해진 눈치싸움
매수 문의 늘며 일부 신고가 경신
집주인은 호가 상승 기대감 보이기도
쌓인 매물 탓 ‘급매’만 거래 이뤄져
이달 들어 신고가 경신이 이뤄진 서울 도봉구 창동 삼성래미안. 유오상 기자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사장님, 아직 나온 매물도 많고 가격은 그대롭니다. 재건축 규제가 완화된다고 하지만 아직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고 벌써 가격을 올리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재건축 규제 완화 소식이 전해진 지난 29일 오후 서울 도봉구의 한 공인 대표는 호가를 더 올려야 하느냐는 한 집주인의 전화 문의에 이렇게 답변하고 있었다. 이 중개업소 대표는 “요즘 매수 문의보다 호가를 높이고 싶은 집주인들의 문의가 더 많다”고 전했다.

새 정부의 규제 완화 계획이 발표되자 준공 30년이 넘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현장 분위기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전체 아파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재건축 가능 연한을 채운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집주인과 매수인의 온도 차는 여전한 상황이다. 재건축 규제 완화가 언제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른바 ‘회복세’를 보인 강남권과 달리 강북권은 일부 단지의 신고가 경신에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차분한 상황이다.

도봉구의 또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노원과 도봉, 강북 등 서울 북부 지역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나 집주인들의 걱정이 컸는데, 지금은 추가 하락을 걱정하는 상황은 아니다”며 “6월 재산세 부과 기준일을 앞두고 매물이 늘어나는 게 일반적인데, 지금은 매물 수도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을 요약하면 강북 지역 대표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집주인과 매수인의 온도차는 여전하다. 실제 재건축 규제 완화가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른바 ‘회복세’를 보인 강남권과 달리 강북권은 일부 단지의 신고가 경신에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차분한 상황이다.

일단 개별적으론 신고가 거래 사례가 나타나고 있긴 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창동주공3단지 전용면적 44㎡가 6억6000만원(10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바로 옆 삼성래미안 역시 전용 84㎡가 11억원에 계약되며 함께 신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신고가 거래 사례가 나타나고, 30년 이상 아파트를 중심으로 실거주와 재건축을 동시에 노리는 수요자의 문의가 늘긴 했다”면서도 “쌓인 매물은 여전해 호가가 오르는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사정은 바로 옆 강북구와 노원구도 마찬가지다. 30년 이상 된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부 신고가 경신이 이뤄지긴 했지만, 시세보다 싼 이른바 ‘급매’ 수요만 간간이 있는 상황이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공인 대표는 “최근 상계주공의 경우 계약이 이뤄졌는데, 같은 소형 평수가 1월보다도 2000만원 낮은 금액에 매매가 이뤄졌다. 나온 매물은 많은데 아직은 ‘급매’ 수준으로 가격이 낮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통계를 살펴봐도 서울 지역 재건축 아파트값은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답보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114의 올해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변동률 추이에 따르면 지난 1월 7일 0.07을 기록했던 주간 변동률은 지난 3월 11일 -0.01%를 기록했고, 같은 달 25일에도 -0.01%를 기록하는 등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거래량 역시 지난 2월 기준 노원과 도봉, 강북에서 27건에 그쳤는데, 같은 기간 46건이 거래된 강남 3구(송파·강남·서초)에 비해 저조했다.

현장에서는 큰 폭으로 상승한 공시가격도 거래량에 영향을 미쳤다는 반응이다. 노원구 상계동의 다른 공인 대표는 “강북 지역 아파트의 공시 가격이 크게 올랐다. 노원구와 도봉구 모두 평균 20% 넘게 올랐다”라며 “그만큼 아파트 가격도 올랐다는 얘기인데, 매수자 입장에서는 지금 상황이 비싸다고 느낄 수 있다”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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