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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하게 쓰고, 쿨하게 교체…신개념 車금융 ‘MZ’에 코드 꽂다 [금융 플러스]
디지털 세대 겨냥 마케팅 활발
전기·수소차 출현에 ESG 대세
소유보다 이용…친환경차 중시
KB캐피탈 테슬라·폴스타와 제휴
내년초 원스톱 온라인 서비스 계획
현대캐피탈 그린본드 발행 활용
은행·카드사도 가세 치열한 경쟁

전통적으로 캐피탈사들이 강세를 보여 온 자동차금융 시장에 최근 은행, 카드사들이 본격적으로 영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캐피탈업계는 신개념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로 이미 대세가 된 친환경 분야는 물론이고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주목 받고 있는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이 활발하다.

▶자동차금융에도 친환경 바람=4일 캐피탈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폴스타 등 친환경 차량 제조사와 제휴를 맺거나 이미 10년 전부터 친환경 채권을 발행하는 등 친환경 영업을 하는 금융사들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KB캐피탈은 지난 2017년 테슬라와 제휴를 맺은 뒤로 현재까지 제휴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볼보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와 단독 제휴를 맺었다. 특히 폴스타와는 온라인 다이렉트 플랫폼, 리스 프로그램, 할부 금융 프로그램, 인증중고 리마케팅 프로그램 등 폴스타 이용자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와 혜택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로 했다.

내년 1분기 내로 KB캐피탈과 폴스타 코리아는 차량 주문부터 금융계약까지 전 과정을 온라인에서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온라인 다이렉트 차량 구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제조사와 금융업계 간 최초의 연계 플랫폼 구축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그린본드 발행 조달을 통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에 활용한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016년 3월 전 세계 자동차금융사 중 최초로 5억 달러(당시 한화 6013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하며 국내외 선도적인 친환경채권 발행 사례로 평가를 받았다.

달러와 스위스프랑, 위안화 등 다양한 외화 채권으로 발행해 지속 가능한 조달 관리체계를 구축하면서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외 11차례 총 3조46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이에 앞서 2012년 업계 최초 전기차 리스, 2018년 수소전기차 전용 리스 상품 등 다양한 친환경 금융상품을 출시하며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현대캐피탈의 전기차 리스는 지난해 2019년 대비 계약 건수 기준 430배 급증하기도 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그린워싱(green washing,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상품의 친환경적인 특성을 과장하거나 허위로 꾸며 광고하거나 포장하는 행위)’ 가능성을 철저히 방지하면서 그린본드 발행 조달을 통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 금융서비스 제공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 주력계층으로 떠오른 MZ세대에 주목=MZ세대(1981~2010년생으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의미)의 인구 비중은 전체 인구의 33.7%를 차지한다. 이들의 사회 참여 비율이 높아지자 기업들이 MZ 세대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자동차 임대 시장에서는 전기차의 본격 출시와 맞물려 이들의 시선 잡아끌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임대 시장 내에서 2030의 비중은 2010년 3.2%에서 2015년 16.2%로, 2022년 현재 31.9%로 그 비중이 10배 가량 늘었다. MZ세대의 리스·렌트 이용은 각각 4.1%포인트, 1.2%포인트 늘었다.

MZ세대들은 기성세대들이 소유에 방점을 뒀던 ‘마이카 시대’를 지나 사용가치에 무게를 두는 ‘자동차 이용의 시대’에 더 익숙하다. MZ 세대의 소비 성향이나 스타일과 맞물려 자동차 금융 시장에서 리스·렌트가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제 자동차를 이동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있어 소유냐 아니냐는 부차적인 문제로 치부되는 상황이다. 자동차의 활용 측면에서 “필요한 만큼 합리적인 방식을 통해 원하는 자동차를 이용하는 시대”를 맞은 셈이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방식 중 초기 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고, 자동차를 편리하게 유지 관리할 수 있으며 해지 수수료 없이 간편하게 바꿔 타는 것까지 전체 관점에서 비교 했을 때 자동차 리스·렌트 상품은 좀 더 ‘이용’이라는 개념에 가깝게 다가간다.

원하는 자동차를 필요한 만큼 편리하게 이용하고, 또 쿨하게 교체하면서 신차의 로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식이 MZ세대에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경제성에 민감한 MZ 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부터 이들의 관심이 큰 전기차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온라인 사업 중 전기차 리스·렌트 부문은 지난해 상반기 상품의 평균 계약 건 대비 최근 3개월 평균 계약 건수가 10배 이상 증가했다. MZ세대들에게 익숙한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전기차 사업 실적이 전체 리스·렌트 부문의 98.2%에 이를 정도로 디지털 세대인 MZ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캐피탈업계가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회원 유치와 상품 판촉에 열을 올리는 이유이다.

▶자동차 할부시장은 신구 시장 참여자 간 각축전=한편 신차 할부 시장은 현재 카드, 은행이 주요 시장 참여자로 활동하고 있다. 0.01%의 금리에도 민감한 금융소비자들에게 우리 업권의 금리가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벤츠, BMW,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등 일부 수입차 제조사들은 차량 추가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제휴 캐피탈사나 벤츠파이낸셜, BMW파이낸셜 등 자사 캐피탈사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카드사는 가맹점수수료 일부를 고객에게 캐시백 해주는 구조로 영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자동차 판매점 등에서 가맹점수수료 때문에 카드결제 한도를 제한하는 경우도 있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의 본격적인 영업 진출로 신차 할부 시장에서는 은행, 카드 위주로 시장이 돌아가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 장기렌트, 리스 등 임대상품시장에서는 캐피탈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차 할부 시장은 신차 할부 시장과 달리 아직까지도 캐피탈사 위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할부시장에서 여전히 캐피탈사의 영업력이 매우 강하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며 “캐피탈사와 중고차 상사, 제휴점과의 관계가 견고해서 쉽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심사 기준이 캐피탈사가 조금 더 유연한 점도 차량 구매 희망자들의 발길을 캐피탈사 쪽으로 돌리게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태형 기자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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