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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우스 인사이트] 아직 불편한 증시 투자 환경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SK증권 제공]

올 1분기, 국내외 증시는 초라한 실적을 보였다. 3월 중 소폭 회복세를 보인 시장도 몇몇 있었지만, 대체로 작년 말 기준 3개월 동안 마이너스 수익률로 마무리됐다. 특히 우리 증시는 주요국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떨어지고 회복의 정도가 미미한 모습을 나타냈는데, 2분기에 들어선 지금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1분기 글로벌 증시의 적은 역시 높은 물가와 잠재적인 경기 침체 우려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나타나고 있는 물가 상승은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 국가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이어졌고, 이 때문에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움직임은 예상을 벗어나 빨라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위험은 원자재 가격을 끌어 올리는 한편,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이 투자 시장의 화두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적어도 2분기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증시를 압박했던 각종 요인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는 탓이다. 특히 3월부터는 투자자들이 평균적으로 예상해 왔던 것보다 더 빨리 시장금리가 오르며 새로운 위험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10년만기 국채금리는 3%를 넘었고,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도 2.5%를 넘어섰다. 불과 반년 사이 1%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이다.

여기에 미국에서는 2년물 국채금리와 10년물 국채금리가 역전되며, ‘금리 역전 후 경기 침체’라는 과거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실제로 저축대부조합 사태, IT 버블의 붕괴, 금융위기까지 지난 40년간 경험했던 주요 위기 전 미국 장단기 금리는 의미 있는 폭으로 역전됐었는데. 이는 선을 넘어선 통화 완화 기조가 이어지고 경제와 금융시장에 거품이 낀 다음, 통화 긴축에 따라 거품이 꺼지는 일련의 과정을 채권시장이 앞서서 성공적으로 예상해 왔음을 의미한다.

물론 아직까지 발표된 경제지표로 판단할 때 조만간 경기 침체가 도래할 것 같진 않다. 미국에서는 실업률이 3.6%로 코로나19 사태 직전보다 더 낮아졌고, 소비심리가 여전히 강하다. 물가와 임금 상승으로 노동자들이 일터로 복귀하고 있고, 저축률이 높은 상태다. 또한 코로나19 위험이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경제활동 정상화에 대한 기대도 있다. 금리 역전 역시 일시적인 것인지 장기화될 것인지 불확실하다. 현재 역전을 주도한 것은 주로 빨라진 긴축 예상일 텐데, 물가가 낮아지면 이러한 예상이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제조업 수출 중심 국가들에서는 분명 불안한 지표들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업활동은 2개월 연속 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꾸준하게 흑자를 보이던 무역수지는 이제 적자와 흑자를 넘나든다. 아직 수출 증가율이 높게 유지되고 있고 우량 기업들의 실적이 좋지만, 가격 효과가 크게 반영되고 있는 데다 가격 전가력이 높은 일부 기업에 국한된 성과라는 측면에서 일반화하기 어렵다. 또한 그렇지 않아도 둔화 조짐이 보이는 중국 경제는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성장률이 더 낮아질 위험에 처해 있다.

고점 대비 많이 내려와 가격 매력이 높아졌다는 점, 1분기 중 많은 악재들이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다는 점 때문에 3월 증시는 1~2월에 비해 분명 안정됐다. 이 때문에 2분기에 대한 기대도 커져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물가와 금리, 더 근본적으로 경제의 흐름은 2분기 중에도 주식 투자에 불편한 환경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다. 여전히 보수적인 투자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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