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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기 성적표 앞두고…디스플레이·배터리·화학사 ‘한숨’, 정유사는 ‘미소’ 왜?
디스플레이, LCD패널 업황부진 동반
배터리, 전기차 생산차질에 물류비 상승까지
정유, 高정제마진에도 OSP가 상쇄
석유화학, 나프타값 7년반來 최고로 마진하락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경원·주소현 기자] 다음주부터 본격 발표되는 국내 주요 기업의 1분기 경영실적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의 충격이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이다. 그나마 정유사들은 정제마진 강세로 비교적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지만, 최근 중동산 원유 할증이 크게 상승한 상태인데다 수요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LG에너지솔루션·LG디스플레이가 오는 27일, 삼성전자·LG전자가 28일, SK이노베이션이 29일에 컨퍼런스콜과 함께 1분기 실적을 공식 발표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직격탄을 받은 업종은 디스플레이와 배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업황 부진도 동반됐다. 최근 한 달간 발표된 증권사 6곳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LG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20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230억원), 직전 분기(4776억원)와 비교해 대폭 줄었다.

LG디스플레이의 주요 원자재 구매 비용은 지난해 20%가량 증가한 반면 TV용 LCD 패널과 모니터·노트북 등 IT(정보통신)용 패널 가격은 하락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계절적 비수기 진입 영향으로 직전 분기보다 수익성이 떨어질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직전분기(1조3000억원)보다 줄어든 1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다만, 전년 동기(약 4000억원)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국내 배터리 3사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차질 여파로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이 예상보다 적게 나오면서 만족스럽지 못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7일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미리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258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1% 줄었다.

SK온은 올해 1분기에도 1000억원 중반 수준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사태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심화로 완성차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배터리 출하가 부진해진 것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가파르게 상승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줬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병행하는 반도체 소재, 편광필름 사업 호조의 영향으로 유일하게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1분기 삼성SDI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28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7%, 직전분기 대비 8.1% 각각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달 초 잠정 실적을 미리 발표한 삼성전자(영업이익 14조1000억원)와 LG전자(영업이익 1조8801억원) 등 전자 기업들은 주력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1분기 ‘깜짝 실적’을 써낸 상태다.

정유사들도 고유가에도 불구,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어 실적을 크게 개선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주 배럴 당 18.15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셋째주 정제마진이 배럴당 2.5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일년 새 7배 이상 뛴 셈이다.

최근의 유가 하향세에도 정제마진이 오르는 기저에는 구조적인 공급 부족이 있다. 수급 불균형이 가장 두드러지는 유종은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 경질유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SK이노베이션 1분기 영업이익은 1조3018억원, S-Oil은 1조28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OSP(Official Selling Price)를 1분기의 세배 수준인 배럴당 9.35달러로 인상했다. OSP는 원유값에 붙는 할증(프리미엄)으로 이게 높아질수록 정유사들의 원유도입단가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상승한 정제마진의 반감 요인이 되는 것이다.

석유화학사들은 최근 러시아산 수입제한 조치로 나프타 거래가격이 크게 치솟아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나프타 국제 거래 가격은 톤(t)당 877.96달러로 7년 반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원유에서 추출되는 나프타는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다.

gil@heraldcorp.com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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