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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둔촌주공에 미분양까지… 부동산 대출 늘린 2금융권 불똥
부동산 PF 대출 100조원 육박
은행보다 2금융권 증가 속도 빨라
미분양, 공사비 상승 등 리스크↑
당국 리스크 관리·감독 강화 나서
전임 조합 집행부가 체결한 공사비 증액 계약을 두고 조합집행부와 시공단이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현장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원가 상승까지 덮쳐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중단 사태와 유사한 분쟁이 다른 사업장에서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부동산 관련 대출을 늘린 금융권도 긴장하고 있다. 특히 1금융권보다는 보험업계와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2금융권의 부동산 관련 대출이 크게 늘어난 상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 집계 기준 2020년 말 88조원이었으며, 최근 2년간 13조~14조원 증가해온 추세를 감안한 것이다.

그 중 보험사의 부동산 PF 대출 증가세가 가파르다. 보험사의 잔액은 지난해 말 42조원으로 전년(36조4000억원) 대비 15.4% 증가했다. 2017년 20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4년새 두배로 늘어난 것이다. 2016년까지만 해도 시중은행보다 적었는데 2017년을 기점으로 은행을 추월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부동산 호황기를 타고 안정적이면서도 수익성이 높은 대체 투자처로 선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면서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 금리 상승 등으로 집값이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미분양이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미분양 주택은 2만9636가구로 전달보다 12.4% 늘었다. ‘분양 불패’ 서울에서도 미분양 아파트가 늘고 있는 추세다.

시멘트, 골재, 철근 등 건설 자재 가격 상승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이 건설 원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액 문제로 갈등을 빚다 결국 멈춰선 것처럼 다른 사업장에서도 유사한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둔촌주공의 경우 17개 금융사가 2조1000억원 가량을 대출해 줬는데, 그 중 삼성(600억원)·교보(300억원)·NH농협(800억원)·동양(500억원) 등 4개 생명보험사가 포함돼 있다.

보험사들은 당장 리스크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둔촌주공은 건설사의 연대보증이 돼 있고 담보인정비율(LTV) 등을 감안해 대출한 것이라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른 PF 대출도 보증부에 선순위대출 위주의 안전성 높은 상품 위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보험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0.07%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저축은행도 최근 몇년새 부동산 관련 대출이 크게 늘었다.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부동산·건설업, 부동산 PF) 대출은 지난해 말 23조5000억원으로 1년 전(16조8000억원)보다 40%나 늘었다. 가계대출 규제를 피해 영업하다보니 수익성이 큰 부동산으로 몰린 것이다. 저축은행은 자산 규모가 작기 때문에 부실이 발생했을 경우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낮다는 평이다.

여전사도 2017년 6조원 수준이던 부동산 PF 대출이 2020년 13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여전사는 단기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장기로 운영되는 PF 대출을 해주게 되면 만기가 불일치해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당국은 올해 부동산 PF 등 부동산 관련 대출의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기로 업무계획을 세웠으며, 부실 가능성에 대한 점검에 나선 상태다. 점검 결과 부실이 예상되면 충당금이나 자본 등의 적립을 요구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 사업장의 토지 매입, 착공, 분양 등 사업 단계별로 리스크 점검 지표를 세분화해 감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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