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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주가폭락에 ELS 투자자 ‘멘붕’
원금손실 우려 현실화
52주 신저가 녹인배리어 넘어서
종목형 상품 취약성 새삼 확인돼
NH·미래·키움·한투順 발행 많아

넷플릭스 주가가 20일(현지시간) 18년 만에 최대 폭락을 기록하며 국내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테슬라·AMD·엔비디아 등과 함께 ELS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주요 종목 중 하나다. 종목형 ELS는 기대수익보다 높은 손실 위험이 문제로 지적됐지만 국내 간판 증권사들은 대규모로 발행·판매해 막대한 수익을 거둬왔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전일 기준 넷플릭스를 기초자산(해외주식형·혼합형)으로 포함한 최근 3년 동안 ELS 발행액은 총 2032억5000만원에 달한다.

NH투자증권의 발행액이 1142억8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키움증권(218억원), 미래에셋증권( 66억5000만원), 한국투자증권(185억5000만원), 유안타증권(13억7000만원), 삼성증권(8억80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넷플릭스는 이날 하루만 미국 뉴욕증시에서 35.1% 폭락하며 주당 226.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서 62.5% 급락한 것으로, 52주 신저가 기록도 다시 썼다. 연초 넷플릭스를 기초지수로 삼는 ELS에 가입한 투자자라면 사실상 전부 ‘녹인 배리어(원금 손실 발생 기준선)’를 터치한 셈이다.

ELS는 기초자산인 지수나 종목 주가 등이 투자기간 일정한 수준을 유지할 경우 약속한 수익률을 보장하는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파생상품이다. 기준을 충족하면 수익률을 얻는 반면 해당 지수 또는 종목이 녹인 배리어를 터치할 경우 투자자들이 만기까지 ELS를 보유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원금손실도 발생한다.

ELS 손실액은 만기일 가격이 기준가 대비 더 낮은 기초자산의 하락률만큼 결정된다. 이 때문에 기초자산의 가격안정성이 중요하다. 한때 종목 2, 3개를 기초자산으로 묶어 놓은, 이른바 ‘투스타(2개 종목)’ ‘스리스타(3개 종목)’가 인기를 끌었지만 개별종목의 높은 변동성 위험이 지적되면서 최근에는 주로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유형이 다수다.

국내 증권사들도 연초 ELS 발행이 주춤했지만 최근 점차 규모를 확대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10~20%에 달하는 고수익을 내건 종목형 ELS의 기초자산은 대부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기술주가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이 최근 발행한 ELS를 보면 테슬라와 마이크론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다. 기준 조건을 충족할 경우 연간 22.3% 수익률을 보장하지만 주가가 급락하면 그보다 더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LS는 주식처럼 시장에서 매매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기 상환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만기까지 계속 납입(투자)해야 하는 상품”이라면서 “투자자 요구로 중도 상환이 이뤄지면 ‘청산비용’ 등이 발생해 기대만큼 수익을 거둘 수 없거나 조건 미충족 시 원금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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