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수소추출기 공장 ‘H2설비조립센터’ 내부. [현대로템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현대로템이 액화수소 충전소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현대로템은 강원테크노파크 액화수소 충전소 실증 사업을 수주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현대로템의 첫 액화수소 사업 수주다. 강원도 액화수소산업 규제자유특구 실증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을 통해 현대로템은 강원도 내 액화수소 충전소 1개소를 구축하게 된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를 영하 253도의 극저온으로 냉각해 액상화시킨 수소다. 기체수소보다 부피가 약 800분의 1에 불과하다. 한 번에 보관 및 유통할 수 있는 용량이 커 경제성이 우수하다. 또 통상 대기압 수준인 2bar 정도의 저압으로 저장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현대로템은 자체 고안한 충전소 설비 레이아웃과 운영체계 등 액화수소 충전소 구축 시스템을 이번 사업을 통해 실증한다. 액화수소 충전소는 일반 수소충전소와 달리 차량에 수소를 충전할 때 액화수소를 고압의 기체수소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구현하는 것이 시스템 기술력의 핵심 역량으로 꼽힌다. 국내 기술로 고안된 시스템이 실제 액화수소 충전소에 적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수주로 액화수소 충전소 시장 개척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게 됐다는 것이 현대로템의 설명이다.

정부가 지난 2019년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르면 오는 2040년까지 국내 수소충전소는 1200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액화수소 충전소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은 충전소, 저장용기 등 현재 시장 형성 초기 단계인 액화수소 인프라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로템은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액화수소 관련 사업화를 추진하는 등 미래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강원도·삼척시와 ‘액화수소산업 밸류체인 구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2024년 준공을 목표로 충전소 및 저장용기 공장 구축에 협력하기로 한 데 이어 액화수소 특성을 고려한 극저온 저장용기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20일에는 한국가스기술공사와 전주완주 수소출하센터 제작 및 설치 계약을 체결했다. 수소출하센터는 수소 운반 차량인 튜브 트레일러를 통해 생산시설에서 충전소까지 수소를 공급하는 유통 허브로 인근 지역에 수소를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현대로템은 전라북도 완주군에 수소출하센터를 구축한다. 설계, 제작, 설치 등 전 과정을 맡았다. 지난 2020년 수소에너지네트워크(하이넷) 당진 수소출하센터 구축 사업을 수주해 지난해 성공적으로 준공하는 등 관련 사업에 검증된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액화수소 충전소와 수소출하센터를 잇달아 수주하며 관련 기술력 및 사업 역량을 입증했다”며 “지속 성장 중인 수소 충전 인프라 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키워 국내외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로템 수소추출기 공장 ‘H2설비조립센터’ 전경. [현대로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