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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자부담 직격탄, 취약차주부터 돈줄 막힌다 [Go 금리의 시대]
고금리 당분간 계속될듯
원가금리 상승도 예상
취약차주 배제 가능성↑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고금리 시대의 신호탄이 올랐다. 갑작스런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은 물가를 견인하고, 전세계 중앙은행은 코로나19 시기에 푼 돈을 거둬들이는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여러모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금리가 오르면 차주가 부담하는 이자 규모가 커지는 것 뿐만 아니라, 취약차주 대출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금융 취약층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금리 더 오른다…7% 가능성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14일 기준금리를 1.5%로 인상하면서 우리나라 금리 수준은 2019년 7~8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약 8개월 간 기준금리는 네 번이 올랐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을 훌쩍 넘어섰다.

고물가가 향후 1~2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신임 총재도 인사 청문회에서 “(금리인상) 신호를 미리 주지 않으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올라가서 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시장금리와 코픽스가 동반 상승하면서 이를 기준으로 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신용대출 등 대출금리는 전방위로 치솟고 있다. 22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신규취급액 COFIX 기준)는 3.97~6.39%,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42~5.35%, 신용대출 금리는 3.83~6.08%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돈을 빌리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이자 부담이 대출을 꺼리게 만드는 상황이 됐다. 이에 은행들은 일부 상품은 만기를 늘려 차주들의 원리금 부담을 낮추는 시도도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주담대 최장 만기를 35년에서 40년으로 연장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약차주 한정 ‘좁아지는’ 은행 문

그럼에도 금리가 오르면 취약차주들에 한해 은행 문은 더 좁아질 전망이다. 금융연구원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시중금리가 상승할 경우, 조달비용과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대출공급이 위축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보고서는 취약차주의 민간금융 배제가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오태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시중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신용대출의 원가비용이 불가피하게 증가한다”며 “대출 영업의 평균 원가 금리가 19%라면 공급을 지속하겠지만, 최고금리를 넘어서게 되면 더는 이익을 남길 수 없어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공급을 중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 연구위원은 이어 "대출을 중단하는 업체가 많아지면 저신용 계층의 민간금융 배제가 심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저축은행, 카드, 캐피탈 등 제2금융권의 평균 신용대출 원가 금리는 기준금리 1.5%일 때 21.6∼24.1%였다. 저축은행의 경우 저신용자에 대한 원가 금리가 최저 17.5%로 나타나 현 법정 최고금리(20%)를 밑돌지만, 캐피탈업은 원가금리가 최저 27.3% 카드업은 최저 32.2%로 추정됐다.

따라서 보고서는 시중금리가 2.0%로 오르면 저신용자에 대한 제2금융권의 평균 신용대출 원가 금리는 23.1∼26.9%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현 법정 최고금리보다 최대 6.9%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법정 최고금리가 4%포인트 인하됐던 지난해엔 저금리 환경 속 은행의 조달 비용과 대손비용도 감소한 덕에 원가 금리도 하락하며 저신용자에 대한 민간금융 대출이 유지될 수 있었지만, 고금리 시대에는 이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부업계는 법정 최고금리를 현재 20%에서 24%로 다시 올려줄 것을 금융당국뿐만 아니라 국회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건의키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터넷은행·온투업계, CSS 고도화로 틈새시장 노리기

특히 이같은 상황에서 신용정보가 부족한 씬파일러(Thin Filer)의 경우 금리 조건 악화는 물론 대출 자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신용평가에 비금융 정보를 활용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단순 신용점수에 그외 정보들을 더해 대출을 내주면 연체 등 리스크를 낮추는 것은 물론 더 정확한 상환 능력 평가가 가능하다.

씬파일러 포용에는 인터넷은행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계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이다. 선제적 투자로 비금융 정보를 반영한 신용평가모델(CSS)를 구축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케이뱅크가 개발한 새로운 CSS로 재평가하자, 한 금융 소비자의 신용점수가 207점 상승하기도 했다. 온투업계에서 대출잔액이 가장 많은 피플펀드는 고도화된 CSS를 바탕으로 1분기 개인신용대출 신규 취급액은 중 중금리 대출 비중이 70.5%(531억5000만원)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온투업 등이 트랙 레코드를 쌓아가며 자체 CSS에 신뢰를 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금리 시대 배제되는 취약차주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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