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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부동산 아직 과열…급격한 규제완화는 위험”
‘헤럴드 부동산포럼’서 주제발표
尹정부 속도조절론에 긍정 평가
“시장반응 조사단계…순차로 해야”
“올해 지역별 양극화 두드러질 것”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

“부동산 정책이요? 빨리 할 이유도 없고 빨리 해서도 안 돼요. 온 천지를 태운 산불이 이제 좀 진화되려나 하는데, 기름 부으면 나라 망합니다. 윤석열 정부로서는 책임론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어요.”

지난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새로운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해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단호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를 약속했던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활동 과정에서 속도조절론을 꺼내든 데 대해 시장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홍 대표는 오히려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이 아직 과열돼 있어 당장의 급격한 규제 완화는 집값 재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홍 대표의 생각이다.

오는 17일 열리는 ‘헤럴드 부동산포럼 2022’에서 ‘이코노미스트가 바라보는 현 주택시장 진단과 부동산 정책 제언’의 주제 발표자로 나서는 홍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부동산시장이 심상치 않다. 일부 지역은 (집값이) 꺾이는 징후가 나오지만 여전히 수도권에선 코어(핵심) 자산 위주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며 “지금은 1기 신도시 재건축 규제 완화나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상향 등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 재는, 일종의 조사 단계”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윤 대통령의 공약에서 중요한 게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민간주택 공급인데 이를 촉진하더라도 윤석열 정부 내 입주하긴 어렵다”며 “지금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시장에는 ‘조금 더 기다리세요’라는 얘긴데 집값은 올리게 될 수밖에 없지 않냐”고 꼬집었다. 정부로서는 어떤 수단으로 집값을 누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먼저 필요하다는 얘기다.

홍 대표는 “시장의 힘이 좋기 때문에 정부 정책만으로는 안 되고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으로 도와줘야 한다”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유예함으로써 이른바 ‘차익실현 매물’이 시장에 쏟아지도록 하는 정책 조합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냉정하게 말해 윤석열 정부 초반 2년, 즉 차기 총선까지는 그 이상의 정책 변화가 뒤따르긴 어렵다고 홍 대표는 단언했다. 여소야대 국회도 걸림돌이지만 시장불안정성이 더욱 큰 변수라고 봤다.

그는 “지난 2년간 집값이 30% 올랐다. 만에 하나 불황이 온다면 당장 금리가 상승하면 버틸 수 있겠냐”면서 “이게 5년 안에 터지면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 된다. 그걸 아는 정부가 쉽게 규제를 완화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단 매물을 풀고 가격이 조정받으면 그때 공급대책이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등 각종 규제 완화를 순차적으로 풀어도 된다”고 부연했다. 윤석열 정부가 집값 급등세를 억제하는 정책부터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LTV에 대해서도 ‘폐지가 옳다’는 게 홍 대표의 소신이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했다. 홍 대표는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으니 집값이 잡힐 때 천천히 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올해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홍 대표는 봤다. 다만 물가상승률 이상의 주택 가격 상승은 ‘비정상’이라고 규정했다. 정부가 가격 안정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홍 대표는 힘줘 말했다.

그는 ‘집값 안정화의 기준이 무엇이냐’고 묻자 “물가 상승률 이하로, 올해는 4%”라며 “집값 상승률이 4% 이하라면 정부 입장에선 (규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 집값이 20% 올랐는데 올해도 4% 오른다면 진짜 비정상적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의 버블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대표는 “올해 부동산시장은 지역별로 편차가 커지면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주택자 매물 출회에 따른 타격이 클 지역으로는 2기 신도시를 꼽았다. 그는 “다주택자는 통상 차익이 많이 나거나 가격이 고점이라고 여겨지는 물건을 내놓는데 두 가지 모두에 해당하는 지역이 집값이 내내 안 오르다가 지난해 급등한 2기 신도시”라며 “지방에서도 가격이 급등한 지역을 중심으로는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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