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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블록체인 혁명’ 저자 탭스콧의 경고…“가난할수록 열심히 번 돈, 가상화폐에 올인 말라”
블록체인의 세계적 권위자, 새정부에 조언 눈길
“尹정부 의지 있다면 블록체인 실리콘밸리될 것”
“투자보단 디지털사회 인프라 구축 기술로 봐야”
한탕주의 경계…“블록체인, 부 증식 수단 아니다”
민관협력 강화로 삼성 등 대기업공급망 혁신 가능
페북의 메타버스 시장 장악 흐름은 “무서운 일”
돈 탭스콧이 코리아헤럴드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김수현 기자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코리아헤럴드=간형우·변혜진 기자] 전세계적 반향을 일으켰던 ‘블록체인 혁명’의 저자이자 디지털테크의 권위자인 돈 탭스콧 최고경영자(CEO)가 윤석열정부에 ‘블록체인 강국’을 향한 몇가지 조언을 해 주목된다. 탭스콧 CEO는 특히 최근의 코인 폭락과 투자자들의 ‘패닉’과 관련해 블록체인의 본질은 디지털사회 인프라 구축이지, 암호화폐에 깃든 ‘한탕주의’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글로벌 경영컨설턴트이자 탭스콧 그룹의 CEO이기도 한 그는 최근 코리아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정부의 의지 그리고 기술친화적 제도와 생태계만 갖춰진다면 한국은 디지털시대 2.0을 이끄는 차세대 실리콘밸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혁신의 역사가 길고 기술발전에 강한 대기업 및 인재,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가 있다”며 “(블록체인에 대한)적절한 규제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리더십이 있다면 글로벌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필요조건을 모두 갖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에서 일고 있는 코인 투기광풍은 경계했다. 그는 “가상화폐 원천기술인 블록체인을 단순히 부(富)를 증식하는 수단으로만 보는 편협한 사고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신이 가난하다면 열심히 번 돈을 가지고 모두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안된다”며 “암호화폐에 올인하는 한탕주의가 블록체인이 내포하고 있는 개방성, 투명성, 탈중앙화 등의 주요 가치를 훼손하고 있진 않은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한국의 현행 블록체인 관련 규제가 암호화폐나 가상자산 투기나 돈세탁 등 일부에 국한돼있고, 블록체인 산업 발전이나 인프라 육성보다는 이를 규제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는 쓴소리인 셈이다.

탭스콧 CEO는 “윤정부는 블록체인을 더 큰 그림으로 봐야 한다”고도 했다. 윤정부는 ▷가상자산 투자 수익 5000만원까지 비과세 ▷국내 코인 발행 허용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거래 활성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정부의 국정운영 뿐 아니라 거버넌스도 바꿀 수 있다”며 “예를들어 스마트 전자투표를 도입해 민주주의 대변혁을 이루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블록체인 기반 투표는 기존 온라인 투표의 보안 위협을 낮추는 것은 물론 유권자가 주요정책 결정에도 직접 참여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공직자나 후보자의 자의적인 권력행사를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탭스콧 CEO와의 영상 인터뷰. [영상=코리아헤럴드/헤럴드경제 시너지영상팀]

탭스콧 CEO는 특히 윤정부가 블록체인 기술을 과세시스템에 접목시키고 디지털 원화, 즉 실물 원화를 대체하는 디지털 명목화폐(digital fiat currency)도 발행할 것을 제안했다. 디지털 원화는 현금에 비해 거래 투명성이 높은 것은 물론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을 모바일 장치로 바로 송금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디지털 원화를 발행, 유통하는 실험에 성공했으나 상용화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탭스콧 CEO는 “이미 중국은 중앙은행에서 디지털 위안(DCEP·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을 발행하면서 동남아·아프리카 지역 등을 연결하는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디지털 위안화가 달러화를 제치고 글로벌 기축통화가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는 트위터 공동창업자 잭 도시가 비트코인이 달러화를 대체할 것이라고 한 주장에 대해선 반박했다. 디지털 통화는 국가와 정부 당국이 유통·관리해 가상화폐보다 더 공신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이 수십억 달러를 들여 여러 도시에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을 위한 허브를 구축하고 있다”며 한국정부 역시 민간부문과 함께 나설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아랍에미리트 역시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으로 운영되는 정부를 출범시키고자 하며, 포르투갈은 가상화폐 발전을 위한 법안들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며 예를 들었다.

나아가 블록체인에 대한 민관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 기술이 삼성, 현대, LG 등 한국 대기업의 공급망 관리를 혁신시키거나 금융회사, 에너지 기업 등을 새롭게 탈바꿈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탭스콧 CEO는 자신의 모국을 사례를 들면서 “정부의 지나친 규제로 인해 캐나다가 블록체인 글로벌 허브로 탄생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3년 이더리움을 공동 창시한 핵심인물인 비탈릭 부테린과 안토니 디 이오리오는 캐나다 국적을 가지고 있으나, 정부 규제로 사업기반을 다른 나라로 옮겨야만 했다.

돈 탭스콧의 2016년 TED 강연 모습. [사진 출처=Bret Hartman , TED]

메타버스와 관련해선 블록체인이 가상공간의 디지털경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라고 주장했다. 메타버스 산업이 올바르게 발전한다면 유저들이 직접 창작한 데이터를 소유함으로써 자주적인 정보 주권(self-sovereign identity)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다만 기업의 독과점을 경고하며 “페이스북이 이를 독점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두려운 일이며, 모든 사람이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소유할 수 있는 ‘탈중앙화 메타버스’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돈 탭스콧은=탭스콧 그룹의 CEO인 그는 캐나다 토론토 출생으로 사업가, 작가, 컨설턴트 등 많은 명함을 자랑한다. 아들 알렉스와 함께 2017년 블록체인 연구센터를 설립했으며 현재 대표회장직을 맡고 있다. 이들 부자가 2016년 공저한 ‘블록체인 혁명: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혁신적 패러다임’은 20개국어로 번역·출간되며 전세계적인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밖에 ‘위키노믹스’, ‘패러다임 시프트’ 등을 비롯한 16개 저서를 집필했으며 현재까지 누적 500만부 이상 판매했다. 2017년에는 경영학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싱커스 50이 선정한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50인 중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열정적인 기타 수집가이기도 한 그는 ‘맨 인 슈츠’라는 6인조 밴드의 멤버로도 활동 중이다.

hwkan@heraldcorp.com·hyejin2@heraldcorp.com

[영상=시너지영상팀]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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