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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금융투자의 유일한 공짜 점심, 자산배분
강환웅 신영증권 투자자문부 이사
강환웅 신영증권 투자자문부 이사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른바 동학개미 운동으로부터 시작된 투자 열풍으로 인해 개인들의 투자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커졌다. 넘쳐나는 유동성을 바탕으로 주식, 채권, 원자재 등 자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덕분에, 실물 경기에 대한 우려 및 일부에서 제기되었던 버블에 대한 경고음은 지난 2년간 결국 묻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서서히 주식시장 강세를 이끌었던 유동성이 축소되는 흐름을 나타낸 데다, 지속적인 금리인상 시그널로 투자상품의 수익률이 줄면서 현재는 개인들 전체 포트폴리오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누구나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경험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어떻게 실패의 가능성을 줄이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므로 그 방법인 ‘자산배분 투자’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투자를 할 때 여러분들은 어떤 것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가. 수익률(Return)인가. 위험(Risk)인가. 아마도 대부분은 ‘수익률’ 이라는 대답을 할 것이다. 즉, ‘투자=수익률’ 이라는 생각이 개인 투자자들의 머릿속을 지배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이 수익률만 생각하여 투자를 시작하게 되면 최근 수익률이 좋았던 투자대상만을 쫓아서 투자를 하게 될 것이며, 기대와는 다르게 움직이는 투자대상 자산의 가격 하락으로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우리는 2000년 IT 버블 때, 그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2011년 남유럽(PIGS) 재정위기 때, 이러한 상황을 경험해 봤다.

따라서 투자를 할 때는 수익률만을 생각하지 말고, 그에 따르는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처럼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위험 관리를 기반으로 하는 투자가,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인 ‘자산배분 투자’다.

과거 미국의 91개 대형 연기금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매우 흥미롭다. “어떤 요인이 포트폴리오 성과를 결정하는가”에 대해 물었다. 이에 펀드매니저들은 포트폴리오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순서로 자산배분, 종목선정, 마켓타이밍, 기타 순이라고 답했는데, 그 중 자산배분이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자산배분 91.5%, 종목선정 4.6%, 마켓타이밍 1.8%, 기타 2.1%). 주목해야 할 점은, 개인투자자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종목선정’ 혹은 ‘마켓타이밍’보다는 실제로는 ‘자산배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즉, 4가지 요인 중에 ‘자산배분’이 포트폴리오 성과를 좌우한다고 봤다는 것이다.

‘자산배분’이란 간단히 말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금을 주식, 채권, 대체자산 등 투자대상에 어떻게 배정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포트폴리오 투자’를 말한다. 달리 표현하면 위험을 낮추면서도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상관관계가 낮은 여러 투자대상에 분산투자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수익률과 위험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버려야 하는 트레이드오프(Trade-Off) 관계다. 그런데 분산투자를 하면 이 둘을 맞바꾸지 않아도 된다. 포트폴리오 선택이론으로 1990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마코위츠 교수는 금융투자에서 유일한 공짜 점심(위험을 낮추면서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분산투자뿐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스스로 자산의 상관관계를 고려해서 자산배분 전략을 구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기회가 있다면 ‘모델 포트폴리오’를 통해 자산배분을 익혀 보는 것을 권장한다. 모델 포트폴리오는 자산배분을 통한 분산투자의 가이드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지는데, 투자자들의 위험에 대한 다양한 성향을 반영하여 정교하게 설계된다.

현명한 투자란 변동성을 작게 유지(리스크 관리)하면서 수익률을 높이는 투자다. 리스크 관리와 수익률 제고라는 2마리 토끼를 잡으면서도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모델 포트폴리오(Model Portfolio)를 통한 ‘자산배분’ 전략을 경험해 보는 건 어떨까. ‘자산배분’ 전략을 이용한 투자야 말로, 금융투자의 유일한 공짜 점심이자 현명한 투자이기 때문이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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